세계 노동절을 맞아 남북 노동자들은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제117주년 세계 노동절인 1일 남쪽에서는 처음인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5.1절 남북노동자통일대회'가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남북 통일대회는 6.15공동선언실천 남북측 위원회 주최로 북측 조선직업총동맹과 남측 민주노총·한국노총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통일대회는 이날 오후 3시부터 남북 대표단을 비롯한 3000여 명의 시민들이 본대회를 갖고 남북 혼합팀으로 구성된 친선 통일 축구경기를 관람하며 축하공연을 즐겼다.
지난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남북교류는 급격히 증가했지만 노동절 공동행사는 2004년 금강산에서 거행된 뒤 3년 만이었다. 통산 세 번째 노동절 공동행사지만 남쪽에서는 처음으로 치러지는 대회였다.
지난해 6.15 민족대축전 이후 오랜만의 남북공동행사였던 만큼 이날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5.1절 남북노동자 통일대회'의 초점은 노동절의 일반적인 의미보다는 "노동자가 조국통일에 앞장서자"는 내용에 맞춰졌다.
먼저 72명으로 구성된 풍물패가 전통 가락에 맞추어 입장하면서 통일대회 막이 올랐다. 6명이 든 단일기에 이어 50명의 기수단, 남북 혼합인 '단합' '연대'의 축구선수가 입장했고, 뒤를 이어 북측 대표단과 남측 대표단이 입장했다.
오종렬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공동위원장과 리충복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회사를 했으며 축사가 이어졌다. 오 위원장은 "이번 창원 남북 노동자 통일대회는 통일로 가는 길에 큰 이정표를 세운 행사"라고 말했다.
리 부위원장은 "통일이 다가오고 있다. 가슴 벅차다. 역사에 부끄러움 없이 참되게 살아야 할 것이다. 북과 남 노동자 형제들이 책임과 임무를 다해 조축통일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전세계 노동자들이 국가와 민족을 넘어 하나가 되는 노동절에 남과 북의 노동자들은 그동안 함께하지 못했었다"며 "많은 사람들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통일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6.15 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7년만에 이곳 창원에서 남북노동자통일대회가 열리고 있다"고 감격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도 "오늘 이 대회는 그간 남북 노동자 연대와 협력의 귀중한 산물이며 6.15 공동선언이 열어 놓은 민족 공조의 길에서 발현된 자랑스러운 결실"이라고 말했다.
북측의 원형국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북남 노동자들은 6.15 공동선언 발표 이후 맨 선참으로 노동자 통일대회를 성사시켰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통일대회에는 권영길·노회찬·심상정 의원과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 강병기·김은진 최고위원, 김선동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남북대표단은 이날 저녁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밤부터 창원호텔에서 환송만찬을 끝으로 나흘간의 짧은 일정을 마친다. 북측 대표들은 2일 오전 9시경 창원호텔을 출발해, 9시 40분경 김해공항에 도착해 환송식에 참석한 뒤 10시경 고려항공을 타고 동해 직항로를 거쳐 북측으로 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