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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수위 넘은 한나라

김부삼 기자  2007.05.08 23: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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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예비 대선주자인 '빅2'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간 '경선룰' 을 놓고 '너덜너덜한 걸레' '초등학생 보기에도 창피해' '권위주의·공주적 발상'등 원색적인 표현을 해가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강재섭 대표가 11일쯤 제시할 '중재안'마저 거부될 경우 양 진영의 분열 가능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 전 대표는 8일 "원칙을 너덜너덜한 걸레처럼 만들어 놓으면 누가 그것을 지키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의 뜻을 따르겠다고 이 전 시장이 여러 차례 얘기했다"며 "그런데 선수가 이것 바꿔달라 저것 바꿔달라 혹은 내 마음에 안든다 이러는 게 어디 있느냐"며 포문을 열었다.
경선 룰을 둘러싸고 이 전 시장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원칙 고수'라는 방침을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박 전 대표는 강 대표의 중재안에 대해서도 "중재안이 아니라 당대표의 입장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며 "만들어 놓은 원칙과 다른 의견이 나오면 매번 적당히 바꾸는 것은 공당의 모습이 아니며 (경선룰) 문제는 정치적 흥정을 하고 타협할 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옳은 길인지를 선택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이 두 번 졌는데 세 번 눈물을 흘려선 안된다"며 "경선에서 우리 식구끼리니까 대충대충 피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검증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검증을 하기도 전에 네거티브라고 말하는 것은 검증받기 싫다는 소리"라고 이 전 시장을 겨냥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경선 룰과 관련해 "당원과 일반국민의 참여 비율을 5대5로 하자는 것은 내가 주장해서 2002년부터 시행해 온 당의 원칙"이라며 "그 취지는 당원과 국민이 동등하게 참여할 기회를 보장하자는 것인데 마치 결과가 동등하게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20%는 유효투표 수의 20%로 이는 모든 경선에서 그렇게 해 온 상식이자 당연히 지켜온 룰이고 여론조사를 4만명으로 하자는 것은 정말 말이 안 되는 억지 주장이라고까지 했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이혜훈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여론조사 반영 방식에 대한 이명박 전 시장의 주장은 상식의 궤를 벗어난 억지 주장"이라며 "세계 어디에 투표율을 정해놓고 선거를 치르는 나라가 있나"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도 오늘 자기를 지지하는 친구가 결석했다고 그 친구에게 전화로라도 물어서 표에 반영해야 한다고 우기는 아이는 없고 이는 '투표 없는 곳에 득표 없다'는 민주국가의 산소와 같은 기본원칙 때문"이라며 "이 전 시장을 돕고 계신 선배동료 의원들은 초등학생들 보기에도 창피한 논쟁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기 위해 이 전 시장의 물음에 진실되게 답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의 '걸레 발언' 에 대해선 직접적인 대응을 삼갔다. 이 전 시장은 서울시립 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 방문 직후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전해듣고 말없이 주변을 둘러보며 쓴웃음만 지었다. 그러면서 "누구나 자기 이야기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종로 영풍문고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어머니'의 사인회장에서도 "국민이 봤을 때 일일이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면 좋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측근들의 반격은 거셌다. 정두언 의원은"당원과 국민의 뜻을 모아 만든 혁신안에 대해 본인이 양보했다 라고 생각한다는 건 그야말로 권위주의적, 공주적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진수희 의원도 "지금 한나라당의 고칠 수 없는 대원칙은 대선 승리뿐이며 이 원칙은 전혀 흔들림이 없다"며 "박 전 대표가 걸레라고 말한 원칙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박 전 대표가 혹시 기득권 지키기를 원칙이라고 착각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자세한 내용은 시사뉴스 (통권306호 5월14일 발행) 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