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반세기를 넘도록 멈춰 섰던 철마가 17일 낮 12시10분에서 20분 사이에 각각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열차가 MDL을 넘어 운행되는 것은 경의선이 1951년 6월12일 이후 56년 만이며 동해선은 50년 이후 57년 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북측이 우리측에 열차시험운행시 탑승할 인사 명단을 통보했다"며 "경의선에는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참사가, 동해선에는 김용삼 철도상이 탑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은 17일 오전 경의선 문산역과 동해선 금강산역에서 '남북 철도 연결구간 열차시험운행' 공식 기념행사를 가진 뒤 11시30분 북측 개성역과 남측 제진역을 향해 열차를 동시에 출발시킬 예정이다.
경의선 열차는 문산역을 출발해 도라산역, MDL, 판문역을 거쳐 개성역까지 27.3㎞ 구간을 운행할 계획이다. 동해선 열차는 금강산역을 떠나 감호역, MDL을 통과해 남측 제진역까지 25.5㎞를 달리게 된다. 경의선은 남측 디젤기관차 1량과 객차 4량, 발전차 1량으로 열차가 운행되며, 동해선에는 북측 기관차가 투입된다.
경의선에 탑승할 북측 주요 인사는 권호웅 내각참사를 비롯해 김철 철도성 부상. 박경철 민족화해협의회 부회장. 리순근 철도성 부국장. 정원찬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부국장 등 50명이다.
동해선에는 김용삼 철도상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북측위원장인 주동찬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박정성 철도성 국장. 장우영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장. 한인덕 민족화해협의회 부장 등 50명이 탑승한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내각참사가 나란히 탑승하는 경의선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에선 이재정 장관과 이춘희 건설교통부 차관이 경의선에 탑승하며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과 신언상 통일부 차관이 동해선에 오른다. 통일부는 이날 탑승자 명단과 함께 북측이 주관하는 동해선 열차시험운행 행사 프로그램도 넘겨받았다.
남북 대표단은 문산역 광장에서 열차시험운행 기념식을 진행한 뒤 11시30분께 문산역을 출발, 도라산역과 판문역을 거쳐 개성역으로 향한다.
동해선에 탑승할 남측 대표단은 16일 속초로 떠나 하룻밤을 묵은 뒤 17일 오전 10시30분께 행사장인 금강산역으로 향한다. 남북 대표단을 실은 열차는 감호역을 거쳐 제진역에 정차한다. 열차 탑승자들은 개성 자남산여관(경의선)과 남측 도로출입사무소(동해선)에서 각각 공동 오찬을 한다. 양측 열차는 오후 3시30분 다시 MDL을 넘어 자기측으로 귀환하면서 시험운행 행사는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