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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또 '거침없는 언행' 구설수

김부삼 기자  2007.05.19 1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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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거침없는' 언행으로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최근 '장애태아 낙태 허용 발언'의 파문이 채 가시지도 않은 가운데 이번에는 중견배우들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18일 서울 구로동 벤처기업연합회를 방문, 영화 '마파도 2'의 성공을 벤처정신에 비유하며 "중견배우들, 살짝 한물 좀 가신 분들이 모여서 하다 보니 돈 적게 들고 돈 버는 것"이라며 "단역 나올 수 있는 사람들에게 역을 하나씩 주니까 얼마나 고맙겠어. 아마 공짜로 나오라고 했어도 다 나왔을 것"이라고 중견배우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영화 '마파도2'는 외딴섬 마파도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영화로 한국의 대표적인 중견배우인 여운계, 김수미, 김형자, 김을동씨 등이 출연한 영화로 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는 흥행으로 후속편까지 제작됐다.
이는 최근 이 전 시장은 "낙태는 반대인데, 불가피한 경우가 있단 말이에요. 가령 아이가 세상에 불구로서 태어난다든지, 이런 불가피한 낙태는 용납이 될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라고 발언에 이어 그는 "대학교수는 방학이 있고, 일 안 해도 봉급 나오고, 오후에 강의 있으면 오후에 나오고. … 오케스트라 연주가도 한 달에 한 번 두 번 공연하면, 나머진 자유시간이잖아요."고 말해 대학교수와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비하한 발언으로 또 다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연기자 개개인에 대한 무시가 아니고 문화예술의 철학과 세계관을 노출한 것"이라며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리더십, 평소 생각이 전반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김정현 부대변인도 "참으로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입'"이라며 "지지율 1위를 달리면 세상이 우습게 보이는가"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이 전 시장측은 "이 전 시장은 '마파도2' 영화 시사회에 참석해 배우와 인사했을 정도로 애정이 있는 영화"라며 "벤처기업의 효율성을 얘기한 것이지 배우들을 비하한 것은 전혀 아니다"고 조기 진화에 나섰다.
한편 경선 규칙에 간신히 합의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쪽이 이번에는 '장돌뱅이' 발언 진위 논란을 벌이는 등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경선 레이스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검증 문제에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게 양측의 전략이다.
발단은 지난 17일 이 전 시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관악구 지구당 당원대회인가 박 전 대표가 참석한 행사였다. 그쪽 이모 의원이 저를 겨냥해 '장돌뱅이가 어떻게 대통령이 됩니까'라고 연설했다는 것이다. 여간 충격받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보도를 접한 박근혜 전 대표는 그날 현장에 참석한 이혜훈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우리가 그런 '천한' 발언을 했나요"라고 물어보는 등 강한 불쾌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캠프의 한선교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내고 "박 전 대표는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고, 이 의원은 그런 발언을 한 적도 없다. 이명박 전 시장이 직접 나서는 네거티브는 중지돼야 한다"고 공격했다. 발언 당사자로 지목된 이혜훈 의원도 보도자료를 내고 "관악구 당원간담회에 참석해 연설한 이씨 성을 가진 의원은 나뿐인데, 당시는 물론 그 전후에도 '장돌뱅이'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런 논란을 두고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은 "다음주에 (자리가 빈) 윤리위원들이 선임되면 네거티브를 막기 위한 활동을 시작하겠다"며 "'장돌뱅이', '수첩공주'처럼 상대방을 비하하는 발언들이 계속된다면 일벌백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