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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햇볕정책 계승자'?

김부삼 기자  2007.05.20 18: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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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대권 주자로서의 행보를 본격 시작한 손학규 전 지사의 친(親)DJ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손 전 지사는 20일 오후 3시 동교동 자택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아 지난 3박4일 동안의 방북 성과를 보고했다. 이러한 손 전 지사의 행보에 대해 정가는 범여권의 대통합의 훈수를 두면서 햇볕정책 계승자를 찾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복심에 더 가까워지려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두 사람간 만남은 시종 '남북관계' 를 주제로 한 '덕담' 을 주고받으면서 진행됐다.
이날 손 전 지사는 김 전 대통령이 독일 방문에서 베를린대학 자유상 수상소식과 더불어 경의선·동해선 연결식을 곁들며 "축하 드릴 일"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그는 남북철도 연결에 대해 " 대통령님의 업적"이라고 추켜세웠다. 손 전 지사는'대통령님도 이번에 타셨으면 좋았을 텐데"라며"앞으로 그 열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거쳐 쭉 철의 실크로드를 가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이 "북한이 손 전 지사에게 적극적인 자세인 것 같다"며 치켜세우자 손 전 지사는 "(제가) 북한에 벼농사 시범사업을 추진했던 일을 북측이 햇볕정책을 구체적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높이 평가하는 것 같다'고 화답하면서 화기애해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북한 방문기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김 전 대통령의 주문에 손 전 지사는 '일년 동안 북한 환경이 많이 바뀐 거 같다'고 소개하면서 밤에 아파트 불이 다 켜있었던 일과 차가 정체되어 있는 모습 등을 설명했다. 손 전 지사가 북한 방문기를 소개하는 도중에 김 전 대통령은 "아 그래요"라며 높은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손 전 지사는 또 "북한 고위 당국자들의 태도도 많이 바뀌었다고 느꼈고, '2.13합의'나 한반도 평화문제에 대해서도 그런 데로 의지를 가지고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해서도 상당히 낙관적인 자세더라"고 김 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정치인'이 투명하게 일정을 공개하고 북한을 성공적으로 방문한 점을 강조했다.
손 전 지사의 이 같은 설명을 들은 김 전 대통령은"진작에 되었어야 하는 것"이라며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중요하다'고 화제를 이어가자, 손 전 지사는"저도 이번에 (방북의) 주목적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 핵문제 해결의지, 남북한 공동 경제발전 계획을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한편 손 전 지사는 21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예정됐던 미국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손 전 지사 측 관계자는"방미기간 미국 주요 인사와 만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면담 일정이 잘 맞지 않아 일정을 취소했다'며'국내 정치현안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