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 수사를 맡았던 경찰 간부가 수사기간 중에 폭행 현장에 동원됐던 조직폭력배와 식사를 했던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22일"서울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 강대원 경정과 강력팀장 이진영 경위가 지난달 (사건이 발행한 3월18일 이후인) 중순 김 회장 보복폭행 사건 관련자인 오모(54)씨와 만나 식사를 했다"며"강 경정과 이 경위를 더 이상 수사 라인에 두는 것이 적절치 않아 대기발령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강 과장과 오 씨가 식사와 함께 술도 마셨으며 밥값은 오씨가, 술값은 강 과장이 냈다"고 전했다. 오씨는 범서방파 행동대장 출신으로, 보복폭행 사건 당일 폭행 현장인 청계산 공사장과 서울 북창동 S클럽 등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씨는 이들과 식사를 한 지 이틀 뒤인 지난달 27일 캐나다로 출국했다.
경찰의 수사상황을 파악하고 해외로 부랴부랴 도피한 것이다. 당연히 부적절한 만남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22일자로 강 과장을 대기발령 시키고 오씨와 식사를 하게된 경위와 오 씨에게 수사상황을 유출시켰는지 여부에 대해 강 과장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강대원 과장은 기동수사대장이었던 지난 2004년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검거했지만 부하 직원이 희생자 가족을 폭행하는 바람에 책임을 지고 보직 해임된 적이 있다. 또 용산경찰서 형사과장이었던 지난해 용산 초등생 성추행 살인범 검거 등 굵직한 수사를 맡아온 베테랑 수사관이다. 그러나 초등생 장례식을 하루 앞두고 유흥주점에서 술자리를 가져 전보 조치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