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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평생 먹여 살려 주겠다" 경찰 회유

김부삼 기자  2007.05.24 1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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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수사를 맡았던 경찰의 실무 간부가 수사 초기 한화 측이 사건 무마를 위해 전방위적인 로비를 시도했다는 사실을 폭로해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사건을 전담했던 강대원 남대문경찰서 전 수사과장은 24일 YTN 인터뷰에서 "김 회장의 둘째 아들 김모(22)씨가 소환되던 지난달 30일 한화그룹 법무팀 소속 변호사로부터 '평생을 먹여 살려 줄테니 사건을 묻어달라'는 내용의 회유성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경찰청장 출신 최기문 한화그룹 고문이 사건 초기 장희곤 남대문서장에서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청탁의혹이 불거지기는 했지만, 한화측 불법로비 정황을 수사 관계자가 직접 털어놓은 것은 처음이다.
강 전 수사과장은 한화측 로비시도에 대해 "그 당시에는 이미 수사는 루비콘강을 건넜던 상태였고, 이미 전모가 다 드러나고 있던 상황이라서 '안 들은 것으로 하겠다'고 했다"며 단호히 거절했으며, 이에 변호사는 청탁 수준을 낮춰 "사건을 잘 처리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강 전 수사과장은 경찰 내 외압 의혹에 대해서 "경찰에 실망도 많이 했지만 조직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조직을 해하는 사람이 되기는 싫다"며 "오는 7월 발간될 자신의 저서에서 경찰 수뇌부의 압력과 회유 의혹을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YTN은 이 밖에도 한화그룹 측에서 폭력 조직 두목 오모씨를 통해 김승연 회장 소환 시기와 조사 방식을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대기업 총수라는 지위를 고려해 언론 노출을 막고 최대한 예우를 지켜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경찰은 사건의 축소수사 및 은폐 의혹에 대한 자체 감찰 결과를 다음주 초쯤에 발표할 예정이다. 강 전 수사과장의 폭로로 감찰 결과가 미흡할 경우여론의 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강 전 수사과장은 경찰 자체 감찰 결과 폭력배 오 모씨를 만나 식사와 술을 함께한 것이 문제가 돼 22일자로 대기발령이 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