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2년차 포워드 전준범(23)이 달라졌다.
모비스는 유재학 감독, 주장 양동근의 오랜 대표팀 공백, 외국인선수 로드 벤슨의 전력 이탈과 함지훈, 이대성, 천대현 주축들의 부상 탓에 온갖 악재를 안고 2014~2015시즌을 맞았다.
힘겨운 시즌 초반이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리그 2연패 중인 강호의 면모가 여전하다. 3승1패를 기록 중이다. 장신 포워드 전준범이 크게 한몫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9순위로 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전준범은 각광 받는 장신 포워드였다. 삼선초 5학년 때 처음 농구공을 잡아 삼선중~경복고~연세대를 거친 그는 195㎝의 큰 신장에 볼 핸들링과 슈팅 능력이 탁월하다.
고교 시절에 초고교급이라는 수식어를 달았지만 대학 시절에 성장이 정체됐다. 부상이 있었고, 농구에 집중하지 못했다. 프로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에도 기대에 못 미쳤다. 평균 출전시간이 9분30초에 불과했고, 경기당 2.1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 4경기를 치른 현재 경기당 24분37초를 뛰며 9.5점 2리바운드 1.5어시스트로 알토란 같은 모습을 보였다. 평균 3점슛도 2개. 성공률은 무려 57.1%.
16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인 13점을 올리며 승리에 일조했다. 공격 못지 않게 모비스 특유의 팀 수비에 서서히 녹아들면서 유 감독으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다.
몇 개월 사이에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전준범은 17일 "지난 시즌에 나의 몫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비시즌에 정말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자신감 있게 하는 것 말곤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으며 비시즌에 자리를 비웠지만 김재훈 코치와 조동현 코치가 공을 들였다.
수비의 기본적인 훈련부터 슈팅 폼 교정까지 거의 모든 부분을 뜯어 고쳤다. 전준범은 "힘들었지만 코치 선생님들의 지시를 따르기 위해 참고 견뎠다"고 했다. 작은 상대 선수들을 막기 위해 기본 중의 기본인 사이드스텝 훈련에도 집중했다.
모비스 관계자는 "지난 시즌에는 제대로 전술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왕좌왕했던 것 같다"며 "팀 전술을 익히면서 자신감을 가졌고, 스스로 수비에 대한 공부와 훈련을 많이 한 모습이다"고 했다.
지난 8월 대만에서 열린 존스컵에서 주축들이 모두 빠진 상황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감을 찾은 것도 큰 소득이다.
전준범은 "감독님께서 항상 팀을 믿으라고 강조하신다. 개인보다는 팀을 보면서 하고 있다"며 "아직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 코트에서 더욱 집중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