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이명박 죽이기' 총공세 배후 있나?

김부삼 기자  2007.06.16 10:06:06

기사프린트

"靑, 朴을 띄워 朴상대로 대선승리 음모"?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당내 라이벌 박근혜 전 대표측과 범여권의 잇단 검증공세에 대해 "'킴노박'(김정일-노무현-박근혜측)의 이명박 죽이기 작전", "김대업식 네거티브", "고발특공대"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며 강경 대응하고 나섰다. '진흙탕 싸움에 휘말려 봤자 좋을 게 없다'며 그동안 자제모드를 취해 오다 이 전 시장이 전날 경선 출마선언을 하면서 박 전 대표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것을 계기로 측근들이 일제히 '전투모드'를 갖추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것. 이 전 시장측이 이처럼 강경대응으로 전환한 것은 당 안팎의 전방위 검증공세에 적극 대처하지 않을 경우 자칫 경선가도 초입부터 '치명상'을 입고 경선 주도권을 박 전대표측에 내준 채 끌려다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李)의 반격이 시작됐다'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이 계속되는 당 안팎의 공세와 관련, 총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간 정치권으로부터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소이부답(笑而不答, 웃기만 할 뿐 답하지 않는다)'으로 일관하거나 캠프 관계자를 통해 수세적 해명 수준의 대응만을 내놓던 이 후보가 직접 범여권과 상대 후보 진영을 향해 격정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등 적극 맞서기 시작한 것.
이 후보측의 이같은 변화는 잇단 검증 논란과 관련, 이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키 위한 것으로, 이 후보 본인이 직접 전선의 선봉에 서서 여론 환기와 지지층 결집 효과를 함께 노리고 있다는 게 캠프 주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아울러 최근 당내 정책토론회 등을 거치면서 소폭 하락한 이 후보의 여론 지지율을 만회키 위한 의도도 있어 보인다.
13일 경남 지역을 방문한 이 후보는 사천, 통영, 진주 등지에서 열린 당원교육 및 당원협의회 당직자들과의 간담회에 잇따라 참석, 자신에 대한 잇단 검증 공세에 대해 "국민들이 날 알아주고 믿어줘서 가장 지지율 높은 후보가 됐는데 (다른 후보들은) 나라를 위해 일을 잘해서 지지받을 생각은 하지 않고 어떻게든 (나를) 끌어내리려고만 한다"며 "무슨 죽을죄를 지었다고 세상이 날 죽이려 이 난리인지 모르겠다. 세상이 미쳐 날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후보는 열린우리당 등 범여권의 잇단 '폭로전' 양상에 대해 "나라를 위해 일하겠다고 했더니 사방에서 난리다. 이명박만 없으면 다시 한번 정권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일 내가 죽고 그 사람들이 5년 더 (정권을) 잡아서 나라가 잘될 수 있다면 죽어도 좋다. 그러나 지난 10년을 보면 (그 사람들이 재집권하면) 나라가 불그스름하게 변하고 경제는 다 죽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자신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주장한 열린당 김혁규 의원을 겨냥, "멀쩡하던 분이 갑자기 변해 헛소리하는 것을 보며 세상 인심이 이런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면서 "서로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해야지 일하겠다는 사람을 일 못하게 앞뒤에서 잡아당기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고 강력 비판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김대업 사건'을 거론하며 "모든 정부 기관이 힘을 모아 이회창 후보를 대통령이 되지 못하도록 했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니) 새빨간 거짓 음해임이 드러났다"면서 "이번에도 그렇게 해보려고 '김대업'을 여러명 준비해 하나씩 내놓은 것 같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속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여러 세력이 힘을 모아 나를 죽이려 '아니면 말고' 식으로 음해하고 폭로하고 (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려 하지만 난 일생을 그렇게 부도덕하게 살지 않았다"면서 "나는 오직 서민들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들려고 이 자리에 섰다.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국민들을 믿고 의지하며 국민을 향해 나가 '최후의 승리'를 가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그는 "세상을 늘 부정적으로 보고 남을 헐뜯고 음해하는 부정적인 생각으론 나라와 역사가 발전할 수 없다.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서는 정권이 교체되는 게 아니다"고 연말 대선 승리를 위한 당의 단합을 거듭 당부했다.
이와 관련, 이 후보 측 선대위 관계자들 또한 잇따라 성명과 논평을 내고 범여권과 박근혜 후보 진영에 대한 반격에 가세했다.
특히 이 후보측은 대운하 타당성 조사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정부 및 산하기관 관계자들과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보고서의 당위성을 주장한 한덕수 국무총리 등을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을 이유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키로 했다.
또 전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 후보의 BBK 관련 의혹을 거듭 제기한 박 후보 측 선대위 대변인인 이혜훈 의원에 대해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를 요청했다.
장광근 대변인은 "부동의 1위 후보를 낙마시키고, 만만한 후보를 선택해 정권을 연장시켜 보겠다는 집권세력의 '선택적 후보 부양(浮揚)작전'이 시작됐다"면서 "여권이 총대를 메자 임무를 교대하고 뒤로 빠지는 박 후보 캠프의 행보는 2중성의 극치다"고 말했다.
박영규 공보특보는 특히 전날 기자회견에서 대운하를 '악몽'이라고 비난한 박 후보측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을 겨냥, "사령관이 직접 독극물이 묻은 적의 칼을 빌려 아군 장수를 찌른 이적행위"라고 비난했다.
박형준 공동 대변인은 이 후보의 BBK 연루 의혹에 대한 반박 성명을 통해 "박 후보측에서 시작한 BBK에 관한 '거짓말병'이 여권 인사들에게까지 전염되고 있다. 원래 이 거짓말병의 바이러스는 여권에서 생산된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범여권과 박 후보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 측 송태영 공보특보는 박 후보측 홍사덕 위원장과 서청원 상임고문이 과거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복당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을 들어 "당 대선후보 선출규정 제17조에 따르면 당원이 아닌 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것으로 명백히 규정돼 있는 만큼, 당 경선관리위원회는 두 사람의 선거운동 자격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자세한 내용은 시사뉴스 통권309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