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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전략·스피드' 모두 필요한 매스스타트

김기철 기자  2014.11.23 21: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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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매스스타트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에 채택하려고 하는 종목이다.

지난 6월 매스스타트를 평창올림픽 정식 종목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한 ISU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ISU는 이미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 상황이다.

23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차 대회에서 매스스타트가 국내에서 첫 선을 보였다.

매스스타트는 당초 월드컵대회에서 한 두 차례 정도 치러졌으나 올 시즌에는 매 대회 열리는 종목으로 포함됐다.

이날 열린 남자 매스스타트에서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26·대한항공)이 20점을 받아 3위에 올랐다.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지오바니(이탈리아)가 70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하랄즈 실로브스(라트비아)가 40점으로 뒤를 이었다.

매스스타트는 선수들이 한꺼번에 출발해 트랙에 관계없이 16바퀴를 달린 후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다른 종목에서 선수들이 웜업을 하는 서비스 트랙까지 이용한다는 점도 색다르다.

4바퀴마다 1~3위로 통과한 선수들에게 5·3·1점씩 포인트를 주고, 결승선을 통과한 1~3위 선수들에게 60·40·20점을 준다.

이 점수대로 순위가 가려지기 때문에 사실상 메달 색깔은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서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매스스타트는 체력과 스피드, 전략이 모두 필요한 종목이다.

16바퀴를 돌아야하기 때문에 체력은 필수다. 주로 장거리 전문 선수들이 매스스타트에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승훈은 "월드컵 1차 대회에서 500m를 전문으로 하는 네덜란드 선수가 나왔는데 막판에 지치니 스퍼트를 하지 못하더라"고 말했다.

전략 또한 매스스타트의 순위를 가르는 커다란 요인 중 하나다.

이승훈은 월드컵 1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중하위권을 유지하다가 막판에 스퍼트를 올리는 작전을 들고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트트랙에서 이용하는 전략을 고스란히 가져가 우승의 기쁨을 맛본 것이다.

이날 우승을 차지한 지오바니는 3바퀴째부터 맹렬하게 치고 나간 후 격차를 크게 벌리면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인 매스스타트에서 쇼트트랙처럼 각자의 전략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승훈은 "각기 다른 작전을 들고 나오는데 커다랗게 보면 초반에 치고 나가는 전략과 우리처럼 뒤로 처져있다가 막판에 추월을 하는 전략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훈이나 김철민(22·한국체대)과 같이 하위권에 머물다가 막판에 승부를 거는 전략을 쓰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후반 레이스에 약한 네덜란드 선수들처럼 초반부터 치고나가는 작전을 쓰는 선수들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초반에 몇몇 선수가 앞질러가면서 1·2그룹이 형성됐다. 2그룹에서 선수들이 번갈아가면서 쫓아가줘야하는데 서로 눈치를 보다가 1그룹과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고 전했다.

"쇼트트랙은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 차이가 조금 커도 금새 따라잡는다"고 말한 이승훈은 "하지만 스피드스케이팅은 거리가 워낙 길다. 쇼트트랙은 조금만 속도를 올려도 되는데 스피드스케이팅은 체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략이 승부를 가르는 만큼 이승훈도 이날 치고 나가는 선수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함께 출전하는 김철민(22·한국체대)과 번갈아가면서 선두그룹에 붙어주자는 전략도 세웠다.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가 초반부터 치고나와 작전이 통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이승훈을 설명했다.

이승훈은 "오늘 팀워크의 중요성 또한 느꼈다. 매스스타트는 혼자 하기가 쉽지 않은 종목"이라고 밝혔다.

물론 순발력을 포함한 스피드도 필요한 것이 매스스타트다.

특히 이승훈 같은 전략을 쓰는 선수들에게는 스피드가 중요하다. 막판 스퍼트를 올려야하기 때문이다.

이승훈은 "막판 스퍼트를 올리려면 단거리의 폭발적인 스피드도 필요한 것이 매스스타트"라며 "여러가지 요소가 필요해 보는 사람들도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