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선 예비후보는 22일 당 지도부가 주도한 공작정치규탄대회가 "우리를 규탄하기 위한 이상한 모양이 됐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강연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상대방(이명박 후보 캠프) 쪽에서 우리가 공작정치를 했다고 우기고 있는 상황인데 그 규탄대회가 이상한 모양새가 된 것이 아니냐"며 이같이 비판했다.
박 후보는 "같은 당 후보에게 근거없이 자꾸 공작을 했다는 둥 정부랑 짜고 했다는 둥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캠프 측에서 '공작'의 한 축으로 박 전 대표 캠프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이날 개최한 '공작정치 규탄대회'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대운하 문제와 관련 "보고서 위.변조가 있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밝혀야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국민들이 대운하의 환경.경제적 타당성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검증이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후보는 "어떤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면 국민과의 약속이니 운하를 파야 하는 것 아니냐. 나라의 환경과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운하에 대해 논란이 있고, 앞으로도 찬반이 있을 것이다. 국민은 경부운하가 타당한지, 환경에 적합한지 그런 부분에 더 관심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선도 정권교체를 위한 과정"이라며 "경선은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기 위한 과정이며 경선에서 당선돼도 본선에서 안 되면 의미가 없는 만큼 (경선)선거 과정은 검증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왜 한나라당의 집권을 끔찍하다고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표시절 대연정까지 제안한 분이 이제 와서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이 정부가 너무 잘못한 것이 많아서 너무 잘 할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대비가 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겠느냐"며 "국민들로서 더욱 끔찍한 것은 현 정부가 재집권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격했다. 특히 그는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북한을 무조건 감싸는 것은 오히려 북한의 변화를 지연시키는 것"이라면서 "대화와 교류는 더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원칙있는 정책을 펴자는 이야기를 하면 나를 보고 수구라고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에 앞서 강연회 인사말을 통해 "언론을 통해 맨얼굴이 드러나는 것이 두렵지 않아야 진정으로 국민 앞에 당당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쌩얼'(화장 안한 맨얼굴)을 더 많이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우리 사회에 '노블레스 오블리제'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많은데, 그렇게 되기 위해선 먼저 국가 지도자를 포함한 지도층부터 깨끗하고, 도덕성에서 의심받아서는 안된다"며 지도자의 청렴성과 도덕성에 대한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