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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갈등 어디까지 가나?

김부삼 기자  2007.06.23 1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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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대가 내신 1등급과 2등급을 만점처리한다는 방침에 교육부와 사립대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교육부는 내신 성적 50%를 반영하라는 입장을 고수하지만 이미 서울대는 1~2등급을 만점처리하고 이에 질세라 숙명여대는 내신 1∼2등급 2점, 2∼3등급 1.5점, 3∼4등급 3점, 4등급 이하는 등급간 4∼5점씩 차이를 둔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1∼4등급 지원자가 대부분인 입학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내신 점수 격차를 줄이는 방식이다.
또한 연세대 역시 한 입시설명회에서 '내신 무시'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보도가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로 볼 때 교육부의 '내신 중심' 정책과 사립대의 '수능 중심' 방안이 첨예하게 대치하는 상황은 여전하다고 할 수 있다.
주요 사립대 대부분에서는 내신 실질반영률을 40∼50%까지 높이라는 교육부의 요구는 도저히 수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교육부의 강경책이 서울대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실패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로 속으로 빠지는 입시
2008학년도 대학입시 전형을 불과 몇 달 앞둔 상황인데 내신성적 실질반영률을 둘러싼 교육부와 대학간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수험생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 교육부와 대학은 서로 눈치나 보며 싸움을 할 때가 아니다. 하루빨리 의견을 조정, 명확한 입시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번 대립은 교육부의 책임이 크다. 교육부는 내신반영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이도록 했지만 실질반영비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로인해 각 대학은 예전처럼 명목반영비율 50% 안팎을 반영키로 발표했으며 수험생들도 지난해처럼 실질반영비율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수능 공부에 집중해왔다. 그런데 얼마전 사립대의 '내신 1∼4등급 만점' 발표에 청와대의 불호령이 떨어지자 교육부가 난데없이 학생부 반영비율은 실질반영률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학기초만 해도 수시모집은 내신, 정시모집은 수능 위주로 할 수도 있다며 대학에 재량권을 허용할 것처럼 보였던 교육부가 정시도 내신이 중요하다고 말을 바꿔 정책의 일관성을 의심케 했다.
◆끊이지 않는 갈등, 한걸음 물러서야
2주째 계속되고 있는 교육부와 대학간의 내신 갈등이 다음주 초쯤 결론날 것같은 예감을 방불케 했다. 수험생들의 혼란을 가라앉히기 위해 교육부와 대학들이 한발씩 양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아직 그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내신을 놓고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는 교육부와 대학의 접점이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교육부는 아직 공식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라면서도 다음주 초 내신 문제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일단 내신 1, 2등급 만점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서울대는 올해는 수험생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모든 등급간 점수차를 주고 내신 활용도를 더 높이겠다는 타협안을 냈다.
또한 사립대는 1~4등급 만점방안은 완전 철회하고 모든 내신 등급간 점수차를 주겠다는 절충점을 제시했다. 하지만 실질반영률은 50%까지는 어렵지만 지난해 5% 내외에서 대폭 확대하는 쪽으로 교육부와 협의를 벌이고 중이다.
하지만 수험생들의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수능 4개월이 채 남지 않은 시점, 수험생들의 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희망을 보이는 것은 28일부터 이틀간 전국 대학총장단 모임이 예정돼 있어, 적어도 그 전까지는 내신 문제에 대한 최종 해법이 나올 것이라는 예정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