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간부가 정부의 대운하 보고서를 유출한 것으로 밝혀지자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예비후보측은 '꼬리자르기식' 수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 후보측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문제가 되면 꼬리를 잘라 몸통을 숨기고 적당한 선에서 하수인들을 처벌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치공작이었다"며 경찰 조사결과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 노 정권이 벌이는 공작정치는 자기네 내부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화살을 외부로 겨누는 것으로 앞으로 노 정권의 정치공작은 권력의 모든 힘을 기울여 치열하게 전방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선거전 초반인 현 시점에서 (노무현 정권과의) 정전이나 휴전은 없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서도 "외부로부터 적의 공격이 올 때는 내전을 중단하고 외부의 적을 물리치고 난 뒤 다시 내전을 해도 늦지 않다"면서"외부의 적을 놓고 나에게 이로우냐 너에게 이로우냐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측캠프 박형준 대변인도 논평에서 "경찰수사가 잘 짜여 진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는 각본수사로 전락하고 있다"며 "머리나 몸통은 손도 안대고 깃털만 건드리고 있을 뿐"이라고 공세를 취했다.
박 대변인은"TF팀 구성지시나, 보고서의 주문 제작 경위, 위변조 유출 의혹 등 사건의 실체에는 접근조차 못한 채 수자원공사 간부 개인 선에서 '꼬리자르기' 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아직도 우리의 의문은 하나도 풀리지 않았다. 그 많은 버전의 보고서를 누가 다 만들었는지, 또 어떤 경로를 통해 누구에게 보고되고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었는지, 누가 정치권에 보고서들을 운반했는지 등 모든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면서 "대충 봉합한다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박근혜 후보측은 수사를 통해 이명박 후보측이 제기한 정권과 박 후보의 연계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정두언 의원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김재원 대변인은 "이 후보측이 사실 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여권과의 정보 공유니, 교류니 하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같은 당대선 경쟁후보를 터무니없이 물고 들어갔었다"며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 후보는 휘하 분들의 입단속을 해야 한다"며 "밑의 사람이 아무렇게나 의혹을 제기하고 후보 본인은 아니라고 한다면, 정말 큰 위기에 처했을 때 국정 담당자로서 위기 관리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한편 언론에 보도된 37쪽짜리 경부운하 재검토 보고서는 수자원공사 기술본부장 김모(55)씨가 유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부운하 재검토 보고서 유출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은 이날"김씨는 경부운하 관련 정부 태스크포스(TF)의 핵심인 수자원공사 조사기획팀을 지휘하는 위치에 있다"면서 "지난22일 김씨 사무실과 주거지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벌여 37쪽 보고서와 같은 내용을 담은 컴퓨터 파일을 확보했으며 23일 유출했다는 자백을 받아내 직무상 기밀누설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