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여의주 물고 승천할 잠룡은 누구?

김부삼 기자  2007.06.29 18:06:06

기사프린트

親盧 vs 非盧 주자군 줄잡아 12명, 범여권 연석회의 '동상이몽'
잠룡(潛龍)은 아직 하늘로 오르지 않고 물속에 숨어 있는 용을 일컫는 말이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 잠자던 범여권 잠룡들이 일제히 승천하기 시작했다. 열린우리당 김혁규, 신기남 의원이 지난 28일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했고, 출발선상에 선 예비주자만 줄잡아 12명에 이른다. 여기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국 흔들기 속에 '왕의 남자'로 불리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왕년의 히로인 이인제 중도통합민주당 의원, 김병준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 등이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범여권 후보군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범여권 대선주자 연석회의가 7월 첫 회의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연석회의의 틀이 범여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 개최를 향해 순항할지도 관심사다.
범여권 후보의 범람속에 가닥은 노 대통령을 중심으로 비노와 친노주자군으로 크게 나뉜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천정배 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추미애 전 민주당 상임중앙위원,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과 강운태 전 민주당 사무총장. 이들이 비노주자군이라면 실세총리였던 이해찬 전 총리와 첫 여성총리인 한명숙 전 총리, 영남후보론 중심에 서있는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중 한명인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 리틀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김원웅 열린우리당 의원 등은 친노주자로 분류된다.
이들은 각기 캐치프라이즈를 갖고 저마다 세력확장에 나서고 있는 형편이며, 색깔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있는 것. 때문에 섞일 수 있을지가 관건인 가운데 서로에 대한 탐색전이 치열한 상황이다.
◆손학규 필두로 한 주요주자군
한나라당을 탈당해 범여권 꼬리표를 달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현재 범여권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손 전 지사는 선진평화와 국민대통합의 기치를 앞세우고 있다. 그는 최근 대통합 논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범여권 대통합에 나서면 그것이 국민을 크게 하나로 아우르는 국민대통합의 길로 나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선 지지율과 범여권이면서 비호남(수도권) 출신인 점, 합리적 이미지 등이 강점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출신으로 복지부장관과 경기지사를 지내고도 탈당한 점, 다른 범여권과 거리가 있는 친(親)기업적 경제관 등은 족쇄가 될 수 있어 보인다.
특히 대선정국 노 대통령의 후방지원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흐르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손 전 지사에 대해 "그를 범여권에 포함시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거나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범여권 분류에서 손 전 지사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는 대통령과 함께한 바 없다"라고 관계를 부정하고 있는 것. 게다가 노 대통령은 6월 15일자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발 손학규는 범여권에서 빼달라", "신문에 크게 써달라"라고 요청했고, 앞서 그를 '보따리 정치인'이라거나 "정치는 정당에서 해야한다", "경선에 불리하다고 당을 나오는 것은 모두 경선회피 수단"이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는 "범여권으로 포함시키는 것은 맞지 않지만 손 전 지사가 범여권 후보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청와대가 상관할 바 아니다"며 다소 유연한 자세로 돌아서고 있다. 또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고 그것이 원칙이라고 말한바 있어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손 전 지사가 범여권 주자로 부각되고 열린당 또한 그를 지지하거나 지원한다면 노 대통령의 후방지원도 있을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이다.
손 전 지사 이같은 상황이라면 이해찬 전 총리는 출연과 함께 친노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전 총리는 청와대를 찾아가 "내가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노 대통령에게 말했고, 이후 조상의 선영을 찾는 등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
여기다 "힐이 나를 형 대접하더라"라는 자찬까지 쏟아내며 언론의 스포라이트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27일 전북을 방문, "주한 미 대사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Hill) 미 국무부 차관보가 나를 보고 형이라고 한다"며 "총리 시절엔 미 국무부 검색대를 통과했는데, 이번에 미국 가니까 힐이 (국무부 검색대) 안에까지 비서를 보내 검색하는 문이 없어졌다. 대통령급으로 들어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후보에 대해 "권투로 말하면 플라이급이나 라이트급밖에 안 된다"면서 "열린우리당 후보들은 최소한 미들급은 된다. 한방이면 그냥 간다"고 말했다.
3.1절 골프파문으로 낙마하기는 했지만 재임 기간 실세총리라는 별칭을 얻으면서 분권형 총리로서 내부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고, 현재도 풍부한 국정경험을 갖춘 '검증된 주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다 이 전 총리는 충청 출신으로 '서부(충청+호남)벨트' 복원의 가능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자신감도 드러내고 있다. 그는 28일 열린당 탈당파와 진보적 시민사회진영이 추진중인 범여권 후보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대통합신당'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그가 국민경선 동참의사를 밝히면서 연석회의 자체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
이 전 총리는 이날 김근태 전 열린당 의장과 만나 "대통합신당을 만들고 경선을 통해 후보를 만들어서 이번 대선에 임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저의 기본 입장이고 당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화자찬도 한마디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역을 다녀보면 역시 댐에 물이 차야 배를 띄울 수 있다는 견해가 많더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의 대선주자 연석회의 참여 요청에 대해 이렇게 우회적으로 답변한 것이다. 그는 "내부 논의를 거쳐 조만간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 문제로 총리직에서 불명예 퇴진하는 등 대중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데다, 참여정부 실패 책임론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약점이다.
정동영 전 열린당 의장도 한축임이 분명하다. 손 전 지사에 최근 밀리고 있지만 그동안 여권 내 'DY계'를 이끌며 양대계파를 형성해온 저력인사. 정 전 의장은 '평화와 민주'의 가치를 내세운다. 화려한 언변 등 스타성에서는 다른 후보들을 크게 앞서고 있고, 팬클럽 '정통들'을 비롯해 전국적 조직역량도 탄탄하다. 그는 7월 3일 대선후보 출마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선다. 이제까지 그가 통합에 기치를 두고 광폭행보를 자제했다면 출마선언 이후는 뒤를 돌아볼 시간적 여유가 없다.
정 전 의장은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중용의 정치, 중산층의 시대, 중소기업 강국론 등 3중론을 바탕으로 중통령 시대를 열겠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29일 정기남 특보는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이후에는 지역 투어와 함께 정기적으로 정책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마기자회견 장소는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으로 이 행사에는 범여권 의원 5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자세한 내용은 시사뉴스 통권310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