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여객기 추락사고로 숨진 한국인 관광객 13명의 싸늘한 시신이 30일 오전 10시35분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아산병원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7시50분 대한항공 KE690 특별기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희생자 13명의 유해는 간단한 검역 절차를 마친 뒤 이곳으로 옮겨졌다.
희생자들을 태운 후송차량 13대는 곧장 장례식장 지하 2층에 있는 예식실에 안치됐다. 이번 사고로 숨진 이명옥씨의 어미니 서만숙씨는 분향소에 들어서자마자 딸의 영정 사진을 보고는 주저앉아 딸의 이름을 부르며 대성통곡했다. 쌍둥이 한명만을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KBS기자 조종옥씨의 유족도 조종옥씨와 부인 윤현숙씨의 영정사진을 쓰다듬으며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분향소에 들어선 다른 유족들도 안타까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고 희생자 유족들은 물론 분향소를 찾은 모두를 숙연케 했다. 이날 11시를 넘겨 합동분향식이 진행됐고 이후 분향객들을 맞았다.
한편 이에 앞서 이날 오전 8시쯤 희생자들의 시신이 도착한 인천국제공항 역시 유가족들의 오열과 통곡으로 눈물바다가 됐다. 고 윤현숙 씨 어머니는 영정 속에 담긴 딸의 사진을 보자 고통섞인 울음소리로 눈물을 쏟아냈다. "말 좀 해봐, 현숙아" 윤씨 어머니는 딸과 함께 사위, 외손자 두명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슬픔을 이기지 못한 듯 한동안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못한 한 유족은 주차장 땅바닥에 앉아 울음을 토했으며 몇몇 유족은 사고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서로를 감싸안고 고통을 달랬다. 이날 화물터미널에는 사고 희생자들의 여행 일정을 담당했던 하나투어 관계자 20여명이 흰색 셔츠에 검정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나와 시신 인도 절차를 지켜보며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