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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조건부 핵실험 유예 제안 고려해야" NYT 사설

"오바마 북핵 정책 실패"…대화 필요 강조

강철규 기자  2015.01.16 10: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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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전제한 북한의 핵실험 유예 제안을 미국이 진지하게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는 15일 '북한의 의도를 테스트할 시간(Time to Test North Korea’s Intentions)' 제하의 사설에서 "북한의 제안을 무시하는 것보다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어느 정도 수정함으로써 대화의 장을 열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음주 싱가포르에서 전직 고위 인사들이 포함된 미국 협상팀이 북한과 핵합의 관련 비공식 면담 계획이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대화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음을 알렸다.

타임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전 세계의 핵확산을 감소시키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그의 정책은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데 실패했다"면서 "미국이 북한의 의도를 테스트하는 것을 지는 것(lose by testing the North’s intentions)이라고 이해할 필요는 없다"며 거듭 유연한 대응을 주문했다.

다음은 사설의 주요 내용.

북한의 가장 큰 위험성은 예측 불허의 지도자가 분노든 실수든 핵무기를 언젠가 사용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북한이 지난 2년 간 핵과 미사일 발사 실험 등을 하지 않은 것은 중국이 연료 공급을 억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데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중국의 조치는 북한에 대한 단기간의 방법일 뿐 증강되는 핵 위협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북한은 유일하게 미국을 핵무기로 목표 삼는 위험 국가이다.

전문가들은 2003년 1월만 해도 북한에 핵무기가 없었을 것이라고 믿지만 현재는 미사일 발사대와 함께 최대 12개의 탄두에 핵물질을 탑재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 바 있는 북한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는 최근 미국의 핵무기 전문 사이트인 핵과학자 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에 북한이 생존을 위한 핵무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어 핵무기 없는 한반도의 장기적 목표는 더욱 희미해지고 있다는 글을 게재했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취소하면 핵실험을 유예하겠다는 북한의 제안은 주민들에 대한 폭정과 도발, 국제사회의 제재 실패 역사를 고려할 때 회의적이고 무시하기 쉽다. 국무부는 즉각 그 제안을 거부했고, 일부 관리들은 사석에서 북한이 미국의 군사훈련을 핑계로 핵실험을 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어떤 경우든 오바마 정부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할 때까지 강경한 제재와 함께 협상을 하지 않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제안에 진지하게 응답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북한도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취소될 것으로 믿지 않기 때문에 훈련을 약간 수정하는 선에서 협상의 여지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두 명의 전직 고위 협상가를 포함한 전문가그룹이 다음주 싱가포르에서 핵협상 재개 문제를 놓고 북한과 비공식 대화를 가질 계획이 있다. 최근 남북한의 접근이 또다른 길을 제시 할 수도 있다.

북한의 핵 야심은 난제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세계는 북한이 끊임없이 핵무기 능력을 늘리는 것을 묵인할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 세계의 핵 확산을 감소시키겠다고 다짐 했지만 그의 정책은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데 실패했다. 미국이 북한의 의도를 테스트하는 것을 지는 것이라고 이해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