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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朴, '휴전협상'에도 무뎌지지 않는 '칼끝'

김부삼 기자  2007.07.27 19: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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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 경선 이명박, 박근혜, 홍준표, 원희룡 후보는 27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울산 '당심(黨心)잡기'에 나섰다. 35도를 넘는 폭염 속에 울산 남외동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3차 연설회는 후보들간 불꽃튀는 연설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러나 아프간 사태로 인한 국민 감정을 고려해 검증 공방을 자제하겠다고 밝혔던 이명박, 박근혜 후보는 상대를 향한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첫번째 연사로 나선 이명박 후보는 "세계 시장을 다니면서 상품을 팔때 남의 상품을 험담하지 않았다"고 운을 뗀 뒤 "(그런데) 오늘의 정치는 남을 살리지는 못할 망정 '남의 상품은 못쓴다'며 흠집이나 낸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그렇게 이기면 모두 망하는 길"이라며 "때로는 넘어지기도 하고 쓰러지기도 했지만 나는 결국 목표하는 항구에 도달해 왔다"고 어떤 비판도 꿋꿋이 이겨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어떤 이들은 내게 '한 방에 간다. 이명박은 네거티브에 간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며 "이명박이 어떤 사람인가? 이명박이 어떻게 살아왔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또 "여당의 어떤 후보가 나와도 어떤 네거티브에도 당당히 겨뤄내서 국민의 한을 풀고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겠다"며 "국내만 쳐다보며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대통령이 아닌 경제를 살리는 최고경영자, 남을 음해하고 갈기갈기 분열시키는 대통령이 아닌 일 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박근혜 후보는 전날에 이어 이명박 '필패론(必敗論)' 카드를 다시 꺼냈다.
그는 "우리는 5년 전의 악몽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현재에 안주하면서 적당히 덮고 넘어가자는 안일한 생각이야말로 대선 '필패(必敗)'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이 후보측을 자극했다.
최근 이 후보가 부동산 관련 "서민들은 열심히 땀 흘려 한푼 두푼 모아 집 장만하는데 한쪽에서는 부동산으로 몇십배, 몇백배 돈을 쓸어담는 나라가 과연 정상적인 나라인가"라고 이 전시장을 몰아붙였다. 또 "후보 확정 뒤 문제가 터지면 정권교체가 물거품이 된다"며 '이명박 필패론'을 주장했다.
원희룡 후보는 미국의 대선 경선주자인 '버릭 오바마'와 케네디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자신이 한나라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젊은 피'라고 강변했다.
원 후보는 "지금 미국에서는 45살인 '오바마'라는 젊은 정치인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며 "(그는) 워싱턴 정치경력 2년차"라고 소개했다.
홍준표 후보는 젊은 시절 울산과의 인연을 돌아보며 순탄치 않았던 자신의 인생역정을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명박, 박근혜 후보의 신경전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지만, "이 정도 싸우는 것은 경선의 양념"이라며 발언 수위를 한껏 낮췄다.
홍 후보는 "70년대에 가족들과 함께 울산 복산동으로 이사왔는데 당시 아버지는 현대중공업에서 임시 경비로 일했다"며 "한번은 아버지가 밤늦게 경비를 서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어두운 바닷가에서 노인네가 모닥불을 쬐면서 밤새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피눈물이 났다. 홍준표는 그렇게 살아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35도를 넘는 폭염 속에 3000여명의 참석자들은 지지 후보를 열렬히 응원했다. 배우 이영후, 맹상훈씨까지 동원된 이 전 시장 지지자들은 수적으로 다른 후보 지지자들을 압도하며 행사 내내 분위기를 이끌었다. 다음 네번째 합동연설회는 오는 3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