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대통합신당,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그리고 민주노동당 등 5당 원내 대표는 아프가니스탄 한국민 피랍사태와 관련해 공동성명을 내고 피랍자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5당 원내대표는 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미국 정부와 유엔의 적극적이고도 전향적인 자세와 역할을 요청했다.
5당 원내대표는 또 정치권은 우리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고 뒷받침 할 것이며, 인명살상을 막기위해 미국정부와 유엔의 적극적이고도 전향적인 자세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이러한 내용의 5당 원내대표 공동성명 내용을 전하고, 유엔헌장과 유엔정신에 따라 유엔 사무총장이 직접적이고도 즉각적으로 나서서 인질사태를 해결해 줄것을 간곡히 호소했다.
한편 탈레반 납치세력이 협상 시한을 이날 오후 4시 30분으로 설정한 가운데 정부는 청와대에서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추가 희생자를 막기위한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정부는 이 회의에서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측간 석방협상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이에 따라 카불에 머물고 있는 백종천 특사에게 아프간 정부측의 적극적이고 유연한 협상을 재차 촉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아프간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파탄 가즈니 주지사의 협상 능력에 대해 정부 일각에서 회의적 시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또 주 아프간 대사관 등을 통해 탈레반 측과 교신을 해가며 인질 살해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아세안 안보포럼(ARF)이 열리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2일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한국인 인질사태를 협의할 계획이다.
◆다음은 5당 원내대표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내는 서한의 전문이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아프가니스탄 무장납치단체에 억류된 21명의 국민들로 인해 분노와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먼저 탈레반의 반인륜적, 반평화적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인류평화를 지향하는 유엔에 억류중인 대한민국 국민을 구출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하기 위해 서신을 보냅니다.
한국인 피랍자는 의료봉사와 구호활동을 통한 인류애를 실천하기 위해 전장을 마다하지 않은 순수한 젊은이들입니다. 이들의 생명과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하고 고귀한 가치입니다. 우리 국회는 이들을 구하기 위한 대한민국 정부의 노력과 조치를 적극 지지하며 모든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탈레반은 선량한 우리 국민 2명을 살해하고 나머지 21명에 대한 생명을 시시각각 위협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는 피랍자와 반군포로를 교환하자는 탈레반의 요구에 대응할 수단이 거의 없습니다. 이제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인질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이 적극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우리 국민의 판단이고 요청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은 1991년 유엔가입이래 PKO 분담금 10대 기여국으로서 유엔의 평화유지활동에 적극 참여해왔습니다.
이번 탈레반의 인질사태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대한민국은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해 이라크, 레바논 등에 평화유지활동을 위한 군대를 파견해 놓고 있습니다.
유엔이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세계평화를 위한 PKO참여국들의 노력은 한낱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자국민의 희생만 더욱 커질 것입니다.
세계평화와 인간의 존엄한 가치를 존중한다는 유엔헌장과 유엔정신에 따라 유엔 사무총장께서 직접적이고도 즉각적으로 나서서 인질사태를 해결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대한민국 국회는 유엔 사무총장의 효과적이고 신속한 조치를 기대하면서 원내5당이 합의한 공동성명문을 다음과 같이 알립니다.
첫째, 아프가니스탄 무장납치단체는 더 이상의 만행을 중지하고 억류중인 대한민국 젊은이들을 인도적 차원에서 즉각 석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둘째,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무고한 인명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 계속해서 원칙만을 되풀이하거나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또 다른 희생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셋째,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납치된 우리 국민의 추가희생을 막는 일이다. 정부는 남은 분들의 조속한 무사귀환을 위해 가능한 모든 역량과 실효성 있는 수단을 동원해 석방노력을 경주해 주기 바란다.
넷째, 무고한 민간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협력이 절실하다. 당장의 인명살상을 막기 위한 미국 정부와 유엔의 적극적이고도 전향적인 자세와 역할을 정중히 요청한다.
다섯째, 무고한 생명이 희생당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된다면 납치세력은 물론이고 그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인식이다. 만일 우리 국민들이 또 다시 희생된다면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무장납치단체에 응분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2007년 8월 1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김형오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장영달
통합민주당 원내대표 강봉균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천영세
국민중심당 원내대표 정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