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대학을 졸업했다며 가짜 졸업장을 만들어 명문 사립대 졸업생인 것처럼 행세했던 서울강남 일대 학원 강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전문 위조 브로커에게 돈을 건네 학위 증명서를 위조하거나 컴퓨터 스캔 기술을 이용해 스스로 위조 졸업장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수사를 통해 상당수 강사들의 학력 위조 사실을 확인한 데다 강남지역뿐만 아니라 노량진과 목동 등 학원이 밀집한 다른 지역으로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3일 강남일대에서 전문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허위 대학졸업증명서를 만든 김모씨(35) 등 전·현직 학원강사 12명을 사문서 위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같은 혐의로 19명을 추적중이다. 위조 브로커 차모씨(26)의 계좌에 돈을 입금한 70여명도 수사대상자에 올랐다.
경찰에 따르면 모 전문대를 졸업한 김씨는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브로커에게 40만원을 주고 한양대 수학과 졸업장을 위조해 학원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강사는 브로커에게 30만~150만원을 주고 유명 사립대의 졸업장을 위조하기도 하고, 컴퓨터와 스캐너 등을 이용해 직접 졸업장을 위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 사립대 ㅎ대 수학과를 졸업한 것으로 광고했던 강남 ㅅ보습학원 강사 김모씨(37·여)도 수사를 통해 가짜 학위임이 드러났다. 경기 ㄷ전문대를 졸업한 김씨는 지난해 4월쯤 '졸업장을 만들어준다'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40만원을 주고 서울 ㅎ대 수학과 졸업장을 10장 위조했다. 스스로 컴퓨터 워드 또는 스캔 기술을 이용해 '깜짝 놀랄만한' 가짜 졸업장을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 ㅎ대학 3학년을 중퇴한 박모씨(30)는 2004년 여자친구 졸업장을 몰래 발급받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스캐너를 이용해 수정하는 수법으로 같은 대학 국문과 졸업장을 위조했다. 박씨는 이 졸업장으로 강남일대 논술 학원에서 국어강사로 3년여간 활동했다.
경찰은 위조 브로커 차모(26·지명수배)씨의 계좌에 돈을 입금한 200여명 중 70여명이 학위 위조 대가로 돈을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들을 상대로 입금 경위를 정밀 조사중이다. 경찰은 노량진과 목동의 학원가를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관할 교육청으로부터 강사들의 학위 관련 자료들을 넘겨받는 대로 위조 여부 확인작업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지난 6월부터 강남, 강동교육청에서 제출받은 학원강사 3200명의 학위증명서를 111개 대학에 의뢰해 진위를 파악해왔으며, 현재 강남 이외의 학원가로도 수사를 확대중이다.
서울 동작경찰서도 인근 노량진 학원가 7000~8000여명의 강사와 관련한 학위 자료를 동작교육청에 요청해둔 상태다. 서울 양천경찰서 역시 목동 일대의 학원 강사들에 대한 내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허위 학력을 기재한 학원 강사는 해임하고, 해당 학원장이 묵인했다면 학원장도 영업정지 처분 등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자세한 내용은 시사뉴스 통권312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