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재 KRA(옛 한국마사회) 회장이 충남 공주시에서 피해자가 사망하는 교통사고를 낸 사실이 6일 뒤늦게 알려졌다.
충남 공주경찰서에 따르면 이회장(71)은 지난달 31일 오전 11시30분쯤 공주시 우성면 연미산 터널내에서 체어맨 승용차를 직접 몰고가다 오모씨(69)의 경운기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오 씨는 터널 벽에 머리를 부딪힌 뒤 바닥으로 떨어져 현장에서 숨졌다.
경찰은 사고를 목격한 다른 사람으로부터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뺑소니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사고 직후 터널 밖에 차를 세우던 중 뒤따라오던 한 운전자가 사람이 다쳤다고 말해 현장에 가보니 오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최초 119 신고를 한 김모씨는"사고 충격으로 이 회장의 차가 멈춰섰다"고 증언했다. 김씨는"터널을 지나다가 뒤쪽에서 '쾅' 하고 엄청나게 큰 소리가 들렸다"면서 "놀라 뒤를 돌아보니 사람(오씨)이 붕 떠서 뒤로 떨어졌고 경운기를 받은 검은색 차는 충돌 충격으로 뒷부분이 돌면서 중앙선쪽을 침범해 멈춰섰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KRA 관계자는"회장께서 사고가 나던 날 오후 2시 충남도청에서 이완구 충남지사와 지역내 승마장 건립과 관련한 약속이 있었다"며 "회장께서 '터널안에서 전화가 잘 터지지 않아 터널 사고현장에서 약간 이동했을 뿐이고 곧 119에 먼저 전화를 걸어 사고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지역 출신 유력 인사인 이 회장의 사고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경찰에 전화해 "잘 처리해달라"고 청탁했다는 의혹도 경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지사는 "당시 이 회장이 나를 만나러 오다 사고를 냈기 때문에 경찰에 사건 상황과 피해 정도를 물어본 것일 뿐"이라며 전화를 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건을 잘 봐달라는 식의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건 전말에 의문이 많아 유가족이 이 회장과의 합의를 거부하고 문제를 제기하자 이택순 경찰청장은 이날 공주경찰서에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