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선을 앞두고 범여권의 통합논의가 다급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일 범여권 제 3지대 신당인 '대통합민주신당(민주신당)'이 돛을 올리면서 통합논의는 복잡다양하게 진행되게 됐다.
대안신당이 되겠다며 출범했지만 그 시작부터 반쪽짜리라는 오명을 안은데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그릇싸움속에 신당출현까지 3각 체제로 편성되는 모습이다. 여기다 중도통합민주당(민주당)이 민주신당 참여를 거부한 채 독자 경선 채비에 들어감에 따라 민주신당과 민주당, 열린우리당 등 3당의 '원샷 통합'을 추진해 온 민주신당도'선(先) 열린우리당 통합론'으로 기울고 있다. 범여권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단일 경선이 사실상 물건너가는 분위기인 것이다.
◆반쪽짜리 오명 민주신당, '대통합' 할 수 있을까?
범여권 제3지대 신당인 민주신당이 드디어 돛을 올렸다. 민주신당은 지난 5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창당대회를 갖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이날 창당대회에는 6000여 명 당원들과 각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모여들었다. 신당의 얼굴은 오충일 목사(67)로 최종 결정됐다. 이날 출범한 신당은 열린우리당 탈당파 80여명(김한길 그룹 19명 포함)과 민주당 탈당파 5명 등 85석 규모 원내 제2당 지위를 확보했다.
대통합의 접착제를 자처했던 정대철 창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대통합을 통해 반드시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작 과정부터 '대통합'이라는 당명이 퇴색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소속 대선주자들이 모두 이번 창당대회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해찬 한명숙 신기남 김혁규 의원과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강운태 전 내무부 장관 등 열린우리당 소속 6인은 지난 4일 공동합의문을 통해 "신당 창당과정에서 열린우리당과 합당 문제가 공정성과 형평성이 결여된 점을 누차 지적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개선하지 않고 있다"며 "신당 창당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 창당행사는 범여 예비 대선후보 중 손학규 전 지사,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의원 등 비노 주자 3인만이 참석한 반쪽짜리 행사가 됐다. 당대당 통합 대상인 열린우리당과 민주당도 이날 축하 화환만 보냈을 뿐 모두 대통합신당 창당 대열에 합류하지 않아 대통합을 통한 국민 감동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반쪽' '날림' 대통합이라는 비판 속에 창당한 범여권 대통합신당이 되레 범여권 분열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커지고 있다.
열린당은 '당대당 통합'을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은 '우리당 해체'를 전제로 신당에 합류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사실상 신당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일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조순형 의원의 지지율 상승에 고무된 민주당은 독자경선 채비를 갖추고 있고, 열린당 역시 유시민 의원 출마와 맞물려 친노주자들만의 경선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어 '비노' 신당, '친노' 우리당, '반노' 민주당 등 범여권 3각 체제가 굳어질 수 있다.
대표 선출, 중앙위원회 구성 등 사사건건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는 신당 내부 지분싸움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친 손학규 '선진평화연대' 세력의 대거 유입으로 '손학규 사당(私黨)' 논란을 일으켰던 신당은 향후 지도부 구성, 시도 당위원장 임명 등을 놓고도 치열한 자리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범여 단일경선 물 건너가나
범여권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단일 경선이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중도통합민주당이 민주신당과의 매칭을 거부한 채 독자 경선 채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 열린우리당 등의 '원샷 통합'을 추진해 온 민주신당도 '선(先) 열린우리당 통합론'으로 기울고 있다.
그러나 단일 경선만이 한나라당 우세 속에 제대로 세몰이를 할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은 지배적인 실정이어서 향후 판도는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일.
일단 범여권에선 손학규·정동영·이해찬·한명숙·유시민·김혁규·천정배 예비후보 등이 참여하는 민주신당의 '빅 리그'와 조순형·이인제·김영환·신국환 예비후보 등이 경쟁하는 민주당의 '스몰 리그' 등 2개의 경선이 치러지고, 오는 11월쯤 양 리그에서 선출된 후보들 간의 단일화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다.《자세한 내용은 주간시사뉴스 통권312호(8월13일 발행)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