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됐다가 풀려난 김경자, 김지나 씨가 드디어 고국의 땅을 밟았다. 김경자, 김지나 씨는 17일 오후 12시 30분쯤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달 13일 아프간 현지 봉사활동을 위해 故 배형규 목사 등 일행과 함께 출국한 지 35일 만에 꿈에도 그리던 고국 땅을 밟은 김경자, 김지나 씨 표정에는 오랜 억류 기간의 고통의 흔적이 역력했다. 또 이들의 화장기 없는 얼굴에는 이국만리에 두고 온 피랍자들에 대한 걱정이 가득차 있었다.
이들은 짧막한 귀국 소감 가운데도 남아 있는 봉사단원들이 빨리 풀려나기를 바란다며 울먹였다.
김경자씨는 "국민들에게 걱정을 많이 끼쳐 드려 죄송하고 그 걱정 덕분에 우리가 풀려났으며 이에 정말 감사드린다"며 "지금으로서는 아프간 탈레반에 인질로 잡혀있는 모든 사람들이 빨리 석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김지나 씨 역시도 "많이 걱정을 드려서 죄송하고 석방된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항에서는 김경자 씨의 오빠 경식씨와 김지나씨의 오빠 지웅씨가 직접 마중 나와 이들을 맞았다. 잠깐 동안의 기자회견 후 김씨 일행은 정부 관계자들의 보호 속에 공항 계류장에서 바로 대기 중인 승용차와 앰뷸런스 등의 차량으로 경기도 분당의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향했다.
한편 김씨 등은 지난달 19일 오후 카불에서 칸다하르로 가던 중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구에서 탈레반에 의해 납치됐으며 26일간의 피랍생활 동안 배 목사와 심성민씨 등 남자 동료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부 당국은 아직까지 풀려나지 못한 나머지 19명의 안전을 위해 언론 등 외부와의 접촉을 엄격히 통제하고 김씨 등을 특별 보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