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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중립 지켜달라"vs DJ "내가 알아서 한다"

김부삼 기자  2007.08.29 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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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29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만나 최근의 훈수정치 논란과 관련해 정치적 중립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내가 알아서 잘 판단해서 하겠다"고 응수했다.
이 후보가 이날 오후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으로 김 전 대통령을 방문해 "이번 대선은 어느 때보다 모범적으로 치러야 된다"면서 "이런 점에서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을 했으니 어느 한쪽도 치우치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 후보는 이어 김 전 대통령의 잇따른 정치개입발언을 염두에 두고"한나라당도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한나라당이 너무 세서(내가) 도와줄 필요가 있겠느냐"고 받아쳤다.
이 후보가 "그렇지 않다. 나는 호남 지역도 자주 간다. 호남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고 응수하자 김 전 대통령은"(호남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높다고 신문에 났던데..."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아직 여권의 후보가 결정되지 않아서 그렇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색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답하자 김 전 대통령은 "이미 호남은 영남 사람인 노무현 대통령을 뽑은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핵문제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 또다시 "우리도 전직 대통령을 잘 모시려고 이렇게 왔다"면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말아달라"고 거듭 중립을 요구하자 김 전 대통령은 "내가 알아서 잘 판단해서 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오전 이뤄진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방문에서는 한나라당 경선 과정, 아프가니스탄 인질 석방 등이 화제가 됐다.
전 전 대통령은 이 후보에게 "박근혜 전 대표쪽 사람들이 밉더라도 껴안으라. 미운 사람 떡 하나 더 준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고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잘 될 것이고 우리가 잘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 후보는 30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도 예방할 예정이다. 지난 28일 갑자기 건강상 이유로 취소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의 면담은 조만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