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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항마'는 누구?

김부삼 기자  2007.09.05 2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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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의 본경선 진출자가 가려졌다. 예상했던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후보. 이른바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독주속에 '대항마'를 자처한 이들이다.
신당 국민경선위는 5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오충일 대표 등 당 지도부와 경선후보들이 참석한 가운데 본선에 진출할 후보 5명을 선출했으며 김덕규 국민경선 위원장이 개표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경선위는 그러나 컷오프가 본선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득표 순위는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천정배, 김두관, 신기남, 추미애 후보 등 4명은 탈락했다.
그러나 컷오프 통과는 또다른 시작에 불과하다. 본경선은 15일부터 10월 14일까지 전국을 도는 순회 투표 방식으로 치러진다. 투표 참가 희망자는 누구나 선거인단으로 선정돼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형식이다.
지역마다 선거인단 투표 뒤 개표 결과가 공개돼 득표 성적이 계속 경신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0월 14일 서울에서 최종 후보가 가려지고, 15일 후보자 지명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본경선 룰은 아직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앞으로 한달 뒤 민주신당 내 치열한 사투속에 살아남은 단독후보는 이미 그 끝을 찾기 힘들정도로 앞서가고 있는 이명박 후보와 한판대결을 펼쳐야 한다. 민주당도 있다. 민주당 조순형 예비후보는 출마선언을 하자마자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또다른 세를 형성하고 있고 잃어버린 10년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고 있다.
이인제 예비후보의 파워도 막강하다. 과거 대선에 나가 500만표를 획득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주역이다. 현재 컷오프를 통과했다고는 하지만 대선출마 경력도 없고 지지율마저 3~5%에 그치고 있는 민주신당 내 후보보다 경륜에 앞서있다. '이명박 대항마'는 누가 될 것인가? 앞길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5룡의 전쟁'
손학규 후보는 3선 의원, 보건복지부장관,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력이 화려하다. 경기도지사 시절 외자유치, 일자리 창출로 주목받고, 퇴임후 '100일 민심대장정'의 테마형 행보를 했다. 그는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임을 앞세운다.
과거사가 최대 쟁점이다.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14년의 세월과 어록'은 범여권 후보로서의 정체성 문제로 불거진다. 손 후보는 지난해 10월 북 핵실험 직후 "남북협력을 전면 동결해야 한다"고 강경론을 폈다. 지난해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을 구속하며 외국 투자가 들어오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재벌 특혜성 발언을 한 것도 논란거리다.
신한국당 대변인 시절에는 JP와 연대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것인지 의아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며 '공격수'로 나섰다. 손 후보는 앞서 2일 "정치적 대결구도 안에서 도구나 부속물이 돼서 제 자신을 지키지 못한 부끄러운 경우도 많이 있었다. 마음이 상해 있었던 분들에게 대선 승리를 통해 빚을 갚겠다"고 사과했다.
한나라당 전력으로 인한 정체성 논란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컷오프를 통과했다고는 하나 막판 지지율을 이끌어 낼지가 문제다. 청와대와 범여권에서는 "손학규가 왜 범여권이냐"라며 노골적으로 따돌리고 있고, 더욱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범여권 품에 안긴 철새정치인이라는 꼬리표도 그에게 붙어있다.
과거 열린우리당 소속이었던 386의원들이 대거 캠프에 참여하고 있지만 수도권단체장을 지낸 탓에 지역기반이 약한데다 이명박 후보측의 탄탄한 조직과는 비교할 바 못된다.
단독후보로 지명될 경우, 민주신당의 기반을 등에 엎게 되겠지만 손 후보의 필승을 은근히 시기하는 세력을 감싸 안는 것이 그의 최대 과제인 셈이다.
정동영 후보는 '평화경제론'과 '중통령의 시대'가 슬로건이다. 통일부 장관 시절 개성공단을 가동시킨 추진력을 앞세우고 중산층, 중소기업, 중용으로 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이다. 방송사 앵커 출신으로 15,16대 총선 최다득표 당선, 민주당 정풍운동 리더, 지난 대선때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으로 주목받았다.
화려한 이력에 비해 정 후보의 현재 지지율은 바닥권이다. 정 후보는 올해 민주당 분당과 정풍운동에서 상처를 주고, 대북송금 특검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당의장 2번, 통일부 장관을 지낸 그가 정부, 여당의 실정(失政)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도 크다. 신기남 후보는 "정치적 자산을 부정하는 이력서 지우기"라고 꼬집는다.
참여정부 '2인자'였던 그가 비노로 변신한 것을 두고 '기회주의'라는 야박한 평가도 나온다. 당의 주류로 최대 계파(조직)를 선점해온 점, 중도를 내세우면서 오랜 시간 모호한 정체성으로 일관해온 점, 2004년 17대 총선 직전의 '노인 폄훼' 발언도 아킬레스건으로 도마에 오른다. 여기다 여권의 당의장을 하며 GT계와 함께 여권 내 최대계파를 이끌었으면서도 지지율 딜레마에 빠져 있는 점. 한나라당을 탈당해 범여권을 넘어온 손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점.
비노로 돌아서며 친노세력을 적으로 돌린점 등은 그가 풀어야할 숙제다. 특히 '천신정'으로 불리며 참여정부 탄생의 1등 공신으로 공신록에 올랐으면서도 노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점은 치명적이다.
실제 노 대통령은 '링컨' 기용론을 꺼내들며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의 장관기용에 후회한다는 듯한 발언을 해 이미 금이 갈때로 간 상태임을 시사했다. 지지율이 약한 가운데 어찌됐든 노 대통령의 암묵적 지지는 그에게 큰 도움이기 때문.
반면 이해찬 후보는 암묵적 지지를 받고 있는 듯하다. 최근 이치범 전 환경부 장관이 이 후보를 돕겠다며 캠프행을 택했고, 김현 전 대통령 보도지원비서관도 캠프내에 둥지를 튼 상태다. 여기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그의 가신들로 구성된 최대조직인 참여정부평가포럼에서 중추역할을 하고 있는 안희정씨가 공개석상에서 그를 지지하고 나서는 등세를 불리고 있는 상태.
이 후보는 '민주정부 10년 계승'을 내걸었다. 민청학련 사건,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그는 국회의원 5선과 정책위의장 3회, 서울시 부시장, 교육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낸 국정경험이 풍부하다.
'취미활동'으로 밝힌 골프가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은 이 후보는 총리 시절 '산불 골프'(2005년 4월5일), '수해 골프'(7월2일)에 이어 철도 파업중인 2006년 3월1일 부산에서 지역상공인들과 '부적절한 골프'를 즐겨 논란을 빚다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 후보는 "총리를 그만둘 때 여러 차례 사과했다"면서도 "언론은 그것을 통해 총리를 너무 흔들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무리 사과를 많이 했더라도 이해찬=골프파문 이라는 꼬리표에서 그는 벗어나기 힘들것으로 보인다. 그가 풀어야할 최대 과제인셈.
교육부 장관 시절인 99년 '특기 하나만 있으면 대학에 갈 수 있는 무시험 대학전형'을 발표, 당시 느슨한 공부 분위기와 학력 저하 문제가 제기되며 '이해찬 세대'란 말이 나왔다. 국회의원 5선을 빼고는 선출직에 당선된 적이 없고, '날카로운 정책가' 이미지로 비쳐지듯 대중 정치인으로서의 친화력 문제도 지적된다.
여기다 버럭총리로 불리며 의원들에게 미움을 산점. 참여정부 실패론 속에 실세총리로 불리며 핵심브레인을 한 점 등은 그에게 실이 되고 있다.
유시민 후보는 정치권과 유권자 사이에서 호감, 비호감층이 극명하게 나뉘는 쪽이다. 스스로 정치적 진로를 "상처 난 데 소금을 뿌려대는 역할"로 설정하고 '실명비판' '면전비판'을 서슴지 않았던 결과다.
2003년 면바지를 입고 국회 본회의장에 선 것부터 화제를 일으켰다. "나는 한나라당 박멸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사람" "보수언론은 우리 사회의 불관용 분위기를 선동하는 독극물"로 표현한 잇단 독설과 "저렇게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말한다"는 내부 역공은 그에게 정치적 '마니아층과 왕따'를 함께 경험토록 했다.
칼럼니스트, 방송 시사토론 진행자 출신으로, 2002년 개혁당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대선출마후 "노무현 주식회사 상무에서 유시민 주식회사를 창업했다"고 선을 그었지만,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린 빛과 그늘을 과제로 안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컷오프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정치적 스승'인 이해찬 후보와 경합을 벌이며 컷오프를 통과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범여권 경선의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히는 그는 컷오프를 거치면서 전략 기조를 '우승 야망을 가진 페이스메이커'에서 '본경선 초반 4연전 1위'로 수정하는 등 범여권 신당의 대선후보가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시사뉴스 통권 314호(9월10일 발행)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