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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끈' 달아오른 첫 TV토론, 친노 대 비노로 '격돌'

김부삼 기자  2007.09.07 0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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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예비경선을 통과한 5명의 후보들이 6일 밤 방송된 MBC TV '100분 토론'에 출연, 친 노무현 성향의 후보와 비 노무현 후보 진영으로 나눠 격돌했다. 이들은 본경선 레이스의 첫 토론임을 의식한 듯 자신이 필승 후보임을 내세웠다.
이날 진행된 토론회는 3가지 큰 주제의 자유토론과 일반인이 질문하는 '5분 청문회'의 방식으로 109분 동안 서서 진행됐다.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등 이른바 친노 진영 후보들은 대통합의 방식과 참여정부 공과를 두고 한 목소리로 손학규 정동영 후보를 공격했다. 특히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손학규 때리기'로 시작됐다. 유시민 후보가 불을 댕겼고 나머지 후보들도 돌아가면서 손 후보를 무차별 공격했다.
◆유시민 손학규-정동영 공격수'총대 메'
자유토론 첫 질문자로 나선 유시민 후보는 사회자인 손석희 교수에게 '자꾸 악역을 시킨다'는 농담을 건네면서도 '손 후보와 정 후보 때리기' 에 총대를 멨다.
유 후보는"과거 이인제 지사 시절 일자리가 26%, 임창렬 지사는 17% 씩 증가 했는 데 손 후보는 16.5% 증가로 꼴찌를 했다"며 "이명박 후보와 비교해서는 잘했지만 전임자랑 비교하니 훨씬 못하다"고 구체적인 수치로 손 후보를 공격했다. 숫자에 약하다며 손 후보는 필패카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손 후보는 "그 당시 경제상황 비교해 경기도가 월등히 나았느냐, 그렇지 않았느냐를 비교해야 한다"며 "임창렬 전 경기도지사가 할 때는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많아 질 때였지만, 내가 했을 때는 그렇지 않은 때였고 전국적으로 100만개도 안 됐을 때 75만개를 만들었으면 잘 한거다"고 받아쳤다.
그러나 이해찬 후보가 손 후보의 '과학기술선진화 3대비전'에 대해 "GDP(국내총생산)를 5년 동안 5~6%를 늘리면 R&D(연구·개발) 투자비용이 100조원이 되느냐"고 묻자 "또 숫자를 틀렸습니까. 그럼 용서를 해주시고…"라며 멋쩍은 웃음으로 답했다.
또 이 후보가 "손 후보께서 우리나라의 GDP 규모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손 후보가 제시한)수치가 안 맞다"고 지적하자 그는 "설마 GDP 규모를 모르겠느냐"며 웃어 넘겼다.
여기에 정동영 후보까지 가세 "일자리는 질이 중요하다"며 개성공단 사례를 들자 손 후보는 "늘어나는 인구에 대비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었다는 얘기다"며 말을 마쳤다.
손 후보의 한나라당 탈당 전력도 집중 타깃이 됐다. 유 후보는 "손 후보가 왜 한나라당에서 왔나. 열린우리당이 만만하게 보여서 왔다. 후보가 되기 어려웠으면 안 왔을 것이다"며 "손 후보를 25년전부터 아는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못 이긴다. 이길 수만 있다면 손 후보 캠프에 가서 일 하겠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자 정 후보가 나서서 "유행가에 '과거를 묻지 마세요'라는 말이 있다. 여기 과거를 따지러 온 것이 아니다"며 "우리는 열린우리당에 온 것이 아니다. 대통합의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손 후보를 두둔했다
◆친노"정동영 의리없다" 비판
'참여정부의 공과와 민주세력 통합 논란'이 두 번째 주제로 주어지자 정동영 후보는"참여정부의 공과는 역사가 냉정하게 평가하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대통합에 대해서는"안 되면 출마도 하지 않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10월 말 안에 박상천 민주당 대표를 만나 대통합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여기에 유시민 후보는 무슨 기여를 했나, 마지막까지 뭉개고 있던 분들이 대통합에 무슨 기여를 했느냐"고 공격을 시작했다.
이에 유시민 후보는 "정 후보를 두번 의장으로 모셨는데 곶감 항아리라는 느낌이 든다"며"빼먹기만 하고 의리는 안지킨다"고 받아쳤다. 그는 또"정 후보는 대통합이 안 되면 출마를 안 하겠다고 했는데, 대통합민주신당이 아직 대통합이 된 게 아니라고 한다면 출마를 안 하는 것이 맞다"며"되지도 않았는데 출마를 하겠다고 하면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목조목 따졌다.
정 후보가 참여정부 하에서 여당 의장 2번, 통일부 장관을 지내고도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전례를 비판한 것. 유 후보는"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인데 의리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명숙 후보도"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황태자는 정동영 후보다"며 "'열린우리당은 정동영이다'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당을 이끌어 온 것에도, 못 되는 것에도 기여한 분이다"고 꼬집었다.
한 후보는"이러한 사람이 좀더 신의를 지켜줬다면 당장 눈앞에 손해는 봤을지 모르지만 많은 분들이 신의 있는 사람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며 "때로는 손해볼 줄 아는 지도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에 정 후보는"대통합을 철회하자는 것이냐"며 "열린우리당 사수론은 민심과 동떨어진 것으로 국민에게 순종하는 정치가 좋은 정치다"고 강조했다. 또 열린우리당 탈당에 대해서는 "대통합이 안되면 출마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치고 몸을 던진 것"이라며 항변했다.
이해찬 후보도 타이타닉 호의 선장을 예로 들며 "거기서 선장은 모두를 탈출시키고 죽어버리고 만다"며 "큰 국가를 끌어가려고 한다면 언제나 마지막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을 해야지 먼저 나가면 그 조직이 어떻게 유지가 되겠는가"라며 정동영 책임론에 가세했다.
정 후보는 "2월 대통합에 몸을 던지는 노력이 없었다면 대통합이 있었겠느냐"며 "4개월을 넘겨 우물거리고 있을 때 몸을 던져 행동한 것이다. 본인의 염치없음에 대한 항변이라고 생각한다"고 애써 무시했다.
한편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날 '토론회 신고식'을 치른 5인 주자들은 7일 광주에서 정책토론회를 일요일인 9일엔 제주에서 합동연설회를 각각 열고 표심 다지기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