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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北과 대화 국정원 믿으면 된다"

김부삼 기자  2007.09.21 18: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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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1일 국가정보원을 방문해 남북정상회담 성사와 관련, "다음 대통령에게 말할 기회가 있다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비선을 만날 필요는 없고 국정원을 믿으면 된다고 당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취임 이후 세 번째로 국정원을 방문해 직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대통령에게 많은 사람들이 '북측 핵심과 비선으로 통할 수 있다'고 제안해 왔지만 결국 유용한 대화통로가 어디인지는 판가름 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또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 해결과정에서의 김만복 국정원장 노출 논란과 관련, "우리의 소중한 국민들을 구하기 위해서 더 많은 사람이 희생될 수 있는 상황까지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를 고민해야 했던 시기에 국정원이 임무를 잘 수행해 줬다"고 칭찬했다.
노 대통령은 "독재정권에서는 대통령 신임 하나에만 의존하면 되었기 때문에 국정원이 노출될 필요가 없었다"며 "그러나 민주사회에서의 국정원은 국회에서 예산승인도 받아야 하고 법에 근거해서 조직이 존립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의 신뢰에 토대를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래서 업무의 일정부분은 노출되어야 한다. 특히 산업정보 방어활동, 사이버 안보활동 등은 홍보를 해야만 하는 매우 긍정적인 활동"이라며 "이번 인질 구출활동에서 국정원 역할이 일부 노출된 것을 놓고 논란이 있었는데, 노출문제는 직무, 작전, 프로젝트의 내용을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국정원의 정치중립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국가정보기관의 정치적 중립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이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해야 한다"면서 "상사의 명령이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경우나 민주주의에 반대되는 대통령의 지시도 거부할 수 있는 '조직의 가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정보를 갖고 개인적으로 거래를 하는 일은 결국 조직에 타격을 주게 된다"며 "스스로 절제하고, 주변에서도 정치중립의 분위기를 만들고, 부당한 명령을 할 수도 없고, 통하지도 않는 수준높은 분위기를 유지해 나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만복 원장은 이날 업무보고를 통해 "다가올 남북정상회담을 차질없이 지원함으로써 국민의 신뢰와 사랑에 보답하겠다"며 "아프간 인질 사태를 계기 삼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 중립을 반드시 실천하겠다"며 "앞으로 변함없는 자기 혁신을 통해 항상 국민과 함께 하는 선진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참여정부 국정원 혁신성과와 미래비전'을 보고하며 "10년내 세계 5대 정보기관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후 "향후 10년 내에 미국 CIA, 영국 M16, 이스라엘 MOSSAD 등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중장기 비전도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를 위해 △전략기능 위주의 조직 개편 △통합 정보력 극대화 △법적·제도적 업무수행 기반 구축 △핵심인재 양성 등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