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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李-부시 면담 무산 사실상 인정

김부삼 기자  2007.10.03 1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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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미국 대사관이 이명박 후보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간의 면담을 공식 부인한 것과 관련, 3일"4강 외교를 경제자원 외교로 추진하는 것인 만큼 부시 대통령 면담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4강 외교를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이번 회동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방미 일정과 관련해 우리 측 라인을 통해 면담성사 여부를 전해 들었으나 미국 국무부와 대사관측에서 이를 부인하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더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 대변인의 이 같은 발표는 한나라당이 이명박 후보와 부시 대통령간의 면담 무산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야당 대선후보로서 사상 첫 미국 현직 대통령과의 만남이라는 상징적 의미 외에 대선을 2개월여 앞두고 사실상 '이명박 대세굳히기' 라는 자평을 내놨던 이 후보측으로서는 외교력 한계를 드러내면서 안팎으로 망신을 당하게 된 셈이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이슈에 맞불을 놓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정반대로 '대미 굴욕외교' 라는 비난까지 받으면서 오히려 자기 집에 불을 놓았다는 비판론도 일고 있다. 비공식 채널에 지나치게 의존했고, 공식 외교라인을 무시하는 듯한 당 차원의 성급한 발표로 일을 그르쳤다는 주장이다. 당초 이 후보는 추석 전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러시아, 중국, 일본을 방문하는 '4강외교' 를 펼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미국 방문의 경우 지난 6월에도 한 차례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고, 러시아 방문 일정 역시 9월에서 10월로 미뤄졌다가 결국 무기한 연기됐다.
한편 미국 백악관 NSC 고든 존드로 대변인은 이에 앞서 2일(한국시간) 이 후보와 부시 대통령의 면담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그런 면담은 계획돼 있지 않다(No such meeting is planned)"며"미국은 어떤 식으로든 한국의 대선 정국에 말려드는 데 관심이 없다"고 공식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