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 공군이 우크라이나와 다른 유럽 대륙에서 러시아의 군사적 조치를 견제하기 위해 최신예 전투기의 일부를 유럽에 보낼 수도 있다고 미 CNN 방송이 군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리 에어쇼 참가를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데보라 리 제임스 미국 공군장관은 "내 마음에 가장 큰 위협은 러시아의 (군사적)행동과 러시아와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라며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대단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제임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군사전문 매체 밀리터리 닷컴(Military.com), 국방 전문 사이트 브레이킹 디펜스(Breaking Defense) 등에 보도됐다고 CNN은 전했다.
수개월 동안 미 국방부는 유럽의 안보를 위해 동맹국과 합동으로 '애틀랜틱 리졸브(Operation Atlantic Resolve)' 군사작전 훈련을 하면서 전투기를 교대로 참여시켰다.
미 군당국은 이 훈련에 육군과 해군뿐만 아니라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B-2 스텔스 전략 핵폭격기를 비롯해 B-52 폭격기, F-15Cs, A-10 지상공격기를 교대로 투입했다.
이런 가운데 제임스 장관은 미군의 최강 전투기로 알려진 F-22 랩터(Raptor)도 '훈련 명단'에 등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임스 장관은 F-22의 배치 시점을 잠정 결정했다면서도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정확한 날짜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미 공군은 2005년부터 F-22를 운용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시리아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교전에서 유일하게 투입했다.
F-22는 록히드 마틴사와 보잉사가 공동 제작한 스텔스 전투기로 초음속·고기동성·쌍발 엔진을 갖춰 장거리 작전능력이 뛰어나고 정보 수집·감시·정찰·전자공격 등의 임무도 수행 가능하다. 한국에서도 군사 훈련에 참여한 적 있다.
F-22는 다른 전투기나 지상 폭탄 목표물을 공격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미 공군의 내부 자료에는 F-22의 성능에 대해 기존에 알려진, 프로젝트가 추진 중인 어떤 전투기와도 견줄 수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제작을 위해 한 대당 1억43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
제임스 장관이 러시아로부터 위협을 느낀다는 발언에 대해 러시아는 관영 매체 스푸트니크 인터내셔널(Sputnik International)을 동원해 "허구(fictional)"라고 반박했다. 만약 미국이 F-22를 유럽에 배치하면 러시아도 자국 전투기를 유럽 쪽으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스푸트니크 인터내셔널은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 공군의 F-22 배치는 모스크바를 추가로 자극하는 것"이라며 "제5 세대 전투기인 T-50 개발 속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연구원 블라디미르 바튜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러시아가 군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이전에 구소련 관할이었던 지역의 반군 세력을 지원하자 유럽 주변에서 몇 차례 위기일발의 상황이 있었다.
지난달 말에는 러시아 전투기가 흑해 국제 공역에서 미 공군 정찰기에 10피트 이내까지 접근했다고 미 고위 관리가 CNN에 말했다.
지난 4월 초에도 러시아의 SU-27 플랭커 전투기가 발트해 국제공역에서 통상적인 경로로 비행하던 미국의 RC-135U 정찰기에 접근해 '위험하고 전문가답지 못한 태도'로 비행을 방해했다고 미 군당국이 불쾌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달 초 미 해군은 흑해에 배치된 미사일 장착 구축함 로스호의 오른쪽을 러시아 Su-24 전투기가 초근접 거리로 비행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