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와의 연관성이 끊임없이 제기된 BBK 투자자문사 사기 사건의 주역인 김경준(41)씨가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특히 김씨가 지난 8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BBK 투자유치는 모두 이 후보가 한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가 증거를 검찰에 제출하겠다"며 BBK와 이 후보의 관련성을 주장하며 BBK와 아무 연관이 없다는 이 후보의 주장을 정면반박하고 있어 귀국 후 '증언'과 함께 후폭풍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8일 "김씨가 이달 초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관할 연방 항소법원에 인신보호 신청 사건과 관련, 항소 취소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5200여명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38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01년 투자자들에게 고발된 뒤 미국으로 도주했으며, 최근까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후보가 설립한 LK-e뱅크는 물론 BBK 등 관련 금융사들이 실질적으로 이 후보의 소유"라고 주장해 왔다.
김씨가 귀국할 경우 곧바로 검찰이 관련 부분에 대해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선 정국에 어떤 변수로 작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씨의 귀국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 후보와의 연관성 때문이다. 두 사람은 2000년 2월 이 후보가 인터넷금융회사 LKe뱅크를 설립할 때 공동대표로 함께 활동했다. 이와 관련해 먼저 불거진 의혹은 김씨가 1999년 11월 설립한 BBK가 사실상 이 후보의 회사라는 것이다. 이 후보의 큰형 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 소유의 ㈜다스는 LKe뱅크 설립후 불과 한달 뒤인 2000년 3월~12월 BBK와 190억원의 장기투자일임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다스의 BBK 투자금 190억원이 이 후보의 돈이라는 김씨 주장의 진위가 가려지는 과정에서 그동안 논란이 돼 온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 후보측은 "LK-e뱅크 등을 김씨와 공동 설립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BBK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김씨가 귀국하면 명확하게 사실을 밝히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박형준 대변인도 "김경준이 들어와서 이 사건에 대해 명확하게 사실을 밝히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그러나 정치적으로 이 사건을 악용하려는 세력들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 이 후보 관련 사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후보의 친형과 처남이 대주주로 있는 '다스'의 실소유자 논란에 대해 "다스가 BBK에 투자하기로 의사 결정을 누가 했는지 밝힐 필요가 있으나, 중요 참고인인 김경준이 미국에서 체포돼 범죄인 인도절차가 진행 중이므로 귀국 때까지 참고인 중지 처분함이 상당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