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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ㆍ신정아, 결국 차가운 철장로..

김부삼 기자  2007.10.12 0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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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각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11일 변씨와 신씨를 구속했다. 변씨와 신씨는 모두 서울 영등포 구치소에 수감됐다. 두 사람의 구속으로 중요한 고비를 넘긴 검찰은 남은 혐의를 입증하고 괴자금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 장진훈 부장판사는"사안이 중대하고, 두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이날 밤 11시쯤 신정아, 변양균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두 사람이 최근까지도 통화를 이어오거나 유리한 진술을 해달라고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에 부탁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높다는 이유 때문이다. 횡령 혐의가 추가된 신씨의 횡령 액수가 크고, 변 전 실장의 경우 사찰에 특별교부세를 지원토록 지시한 것이 개인적 목적이었다는 점도법원의 구속 결정으로 이어졌다.
장 부장판사는"신씨가 증거인멸을 시도했으며, 신씨와 변씨는 앞으로 공범이나 범죄 상대방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개연성이 높다"고 밝혔다.
장 부장판사는 구체적으로 "두 피의자가 1년 전부터 일종의 비밀 전화를 통해 상당히 빈번하게 통화를 했다는 것도 증거 인멸의 우려를 키우고 있으며,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에게 횡령과 관련된 돈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을 해달라는 부탁을 한 것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변씨는 기획예산처 장관 시절 동국대에 예산 특혜를 주기로 하고 신씨가 교수로 임용되도록 한 혐의(뇌물수수)와 기업체들로 하여금 신씨가 일하던 성곡미술관에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흥덕사, 보광사에 국고가 지원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를 받고 있다.
신씨는 학력을 위조해 동국대 교수로 임용되고 광주비엔날레 감독으로 선임된 혐의(업무방해 및 사문서 위조 등)와 미술관 후원금과 조형물 알선료 등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 특수관계인 변씨와 공모해 뇌물수수 및 제3자뇌물수수 범죄를 저지른 혐의 등이다.
영장 발부 직후 변양균 전 실장은 창백한 표정으로, 반면 신정아 씨는 애써 담담한 모습으로 호송차량에 실려 영등포 구치소로 향했다. 신정아 씨는 "제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가짜 박사의 가면을 쓰고 미술계의 신데렐라를 꿈꾸며 한없이 날아올랐던 신씨, 그의 옆에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며 비상을 도왔던 변 전 실장, 이들의 위험한 만남은 결국 차가운 철창행으로 막을 내렸다.
한편 서부지검 구본민 차장 검사는"오늘 오후부터 두 사람에 대한 조사를 다시 이어갈 방침"이라며 "기소까지는 20일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남은 기간 동안 아직 조사가 미진한 광주비엔날레 감독 선임과정에서의 변 전 실장 개입 여부나 동국대 영배 이사장의 뇌물 제공 혐의 등을 밝히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신씨의 횡령 혐의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괴자금 65억 원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해외에 머물고 있는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