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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뇌관' 폭발하나?

김부삼 기자  2007.10.24 2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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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50여일 앞두고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의 진실공방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일촉즉발의 상황을 넘어서 이와 관련된 각종 의혹들이 꼬리를 물고 터지면서 대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BBK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의 한국 송환이 이르면 다음달 28일이나 29일쯤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 후보가 직접나서 'BBK 주가조작'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등 의혹무마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명박 대세론' 속 BBK의혹은 이 후보를 결코 자유롭지 못하게 하고 있다. 더욱이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이 후보를 BBK와 연관해 연일 흔들어 대면서 한발짝 물러나 있는 이회창 전 총재의 '대안론'까지 들끓고 있는 모양새다.
신당은 이 후보가 역외펀드인 MAF를 통해 BBK를 실질적으로 지배했다는 의혹에 대한 쟁점화를 계속화하고 있고 이에 한나라당은 '방탄막'을 치면서 "아무리 급해도 국회의원이 국제 사기꾼과 놀아나서야 되겠느냐"면서 신당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중플레이 논란
신당의 새로운 의혹제기가 있기 전, 이 후보의 미국 현지 변호사가 'BBK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인 김경준씨의 증인신문을 현지에서 마치게 해달라는 요청서를 미 법원에 다시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은 '이중플레이'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가 김씨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빨리 들어와 법의 심판을 받으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면에서는 귀국을 막기 위한 법률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오충일 신당 대표는 2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후보가 국내에서는 당당한 척 말하면서 뒤로는 김씨의 귀국을 방해하는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이 후보는 까도까도 껍질이 나오는 양파처럼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이 후보측이 이중플레이를 계속하면 할수록 이 후보의 BBK 연루의혹은 해소되지 못한 채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고 논평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측 은진수 변호사는 "현지 변호사가 지난 19일 연방지방법원에 증인신문을 마치게 해 달라는 요청서를 다시 제출한 것은 사실"이라며 "김씨가 모든 재산을 미국으로 빼돌렸기 때문에 그가 한국에 송환되기 전에 관련 증인신문을 마치려 한 것으로 정당한 법적 절차"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중플레이' 주장과 관련, "증인신문은 송환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면서 "국내에 못들어 오겠다고 버티던 김씨가 갑자기 귀국하겠다고 하고, 더 나아가 우리가 자신의 귀국을 저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중플레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미 변호사의 증인신문 재요청은 정당한 절차지만 국내 상황과 맞물려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취소할 것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꼬리를 무는 BBK의혹
신당은 국감장을 '이명박 검증국감'으로 몰고 가면서 24일에도 이 후보를 맹공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상임고문단-최고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이명박 후보는 MAF에 관여했는지, 이 후보는 문제의 LK-e 뱅크 이사회에 참석했는지, MAF 투자계획에 대한 이 후보의 당시 입장은 무엇이었는지 답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LK-e 뱅크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이 후보나 김경준이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대리인이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되어 있다"며 "이 후보 대리인인 김백준이 미 법원에 낸 소장에 따르면 MAF 투자계획이 LK-e 뱅크 이사회에서 승인된 것으로 명시됐는데 이 후보가 이사회에 참석했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MAF에 투자한 금액이 LK-e 뱅크 자본금보다 18억원 정도가 많은데 이 금액의 출처를 이 후보는 밝혀달라"며 "한나라당의 '방탄국회'로 인해 국정감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데 행자위는 이 후보의 서울시장 재직시 3대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증인채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이 후보 지지자 절반이 BBK 주가조작 사건이 사실이라면 지지후보를 바꾸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는데 BBK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이 후보의 지지층을 우리가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신당 박영선 의원은 이 후보가 공동대표로 있었던 LKe뱅크가 순환출자 고리를 통해 주가조작에 동원된 'MAF 펀드'의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했고 이는 새로운 사실이었다.
박 의원의 주장은 이 후보가 공동대표였던 LKe뱅크가 이사회 승인을 거쳐 150억원에 이르는 MAF 펀드의 전환사채와 주식을 매입했다는 것.
이 내용은 이 후보의 측근인 김백준씨가 김경준씨와의 소송과 관련해 지난 1월5일 미국 법원에 낸 소장에 기록돼있다. 소장에는 '2000년 8월 김경준이 김백준과 이명박에게 LKe 자본금을 MAF에 투자하며 최소 25%의 수익률이 가능하다고 제안했고, 이 계획은 이사회에서 승인됐다'고 돼있다.
박 의원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4일 CBS라디오 뉴스레이다에 출연, "MAF 투자계획이 이사회를 거쳤다고 명시된 것은 이 후보 스스로 (사기 행각에) 관련됐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는 MAF의 주식과 전환사채를 사들인 LK-e 뱅크의 최대 주주이자 정관상 의사 결정권자"라며 "미국 재판에서 이 후보측이 모두 진 것은 김경준이 단독으로 이런 사기 행각을 했다는 것을 입증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 후보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자세한 내용은 시사뉴스 '창간19주년' 통권317호(창간 특집호10월29일)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