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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귀국 '초읽기'…정치권 초긴장

김부삼 기자  2007.11.14 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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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정국에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가 15일 오후 귀국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정치권에도 극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김씨가 사생결단을 벌이게 될 'BBK 사건'이 대선 판도를 뒤흔들 유일한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의도 당사에 '김경준 특별상황실' 을 차린 한나라당은 선대위 직원들을 인천국제공항에 상시 대기시키고 있다. 검찰은 정국에 미칠 민감성을 감안해 김씨의 입국경로를 철저히 비밀에 부친 채 송환 작전에 돌입했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14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내일 오전까지는 (김씨가) 들어오지 않는다"며 "김씨가 국적기에 타는 순간 공개하고 국내에 도착해서는 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장은"국내외 공항에서 기자들이 김씨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물건 들어오듯 (신병을 인도)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김씨는 체포영장이 발부돼 공항에서 집행하겠지만 이를 검찰이 빼돌리거나 하는 방법은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이르면 미국 현지시간으로 14일 밤 출발해 15일 오후 국내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씨가 귀국할 경우 일단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해 횡령과 주가조작,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BBK 주가조작 연루의혹 등을 강도높게 추궁할 방침이다. 특히 BBK에 투자한 ㈜다스의 실소유주 규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를 수사할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부장검사 최재경)은 김씨를 추궁할 자료에 대한 검토를 이미 끝냈다.
한나라당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김경준 특별상황실' 을 풀가동, 김씨 귀국시점과 사정당국 동향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선대위 실무진은 인천공항에 상시 대기하며 실시간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명박 후보와 함께 대책회의를 갖고 '초기 대응' 전략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시도가 있을 경우 전국적으로 민란 수준의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당 대표를 중심으로 실시간으로 상황을 모니터하면서 비상체제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홍준표 당 클린정치원회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김씨 측에서) 140억원 소송 취소와 범죄인 인도를 취하해 달라는 협상이 들어 온 적이 있는데,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김경준의 '공작귀국' 배경은 선거가 끝나게 되면 명백히 밝힐 수가 있다"면서"국회의원이 면책특권을 이용해 무문별한 공방을 벌인다면 법적으로 도리가 없지만 공작에 관련되는 당사자를 철저히 색출해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김씨의 국내 송환에 맞춰 막판 뒤집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은 김씨의 송환에 대해 한나라당이 검찰과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한나라당이 민란 수준 발언에 이어 수십만 군중을 동원해서라도 불순한 문제가 생기면 저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소름끼치는 일"이라며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인 만큼 검찰도 한나라당의 협박에 굴하지 말고 국민을 믿고 철저히 수사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종률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BBK 주가조작 및 공금횡령 사건이 김씨 단독범행이 아니라는 미국 법원의 확정판결이 있었다"며 판결문 번역본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은 BBK 주가조작과 공금횡령을 김씨의 단독범행으로 인정하는 미국 법원의 확정판결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