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감정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
둘도 없이 부드럽고 착한 여자였지만 남편이 자신을 버리고 젊은 비서와 바람이 난 후로 남편에 대한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테리 앤 울프마이어와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그녀의 속을 썩이는 네 딸들. 그리고 능청스럽게 테리에게 조금씩 접근하는 은퇴한 야구 선수이자 현직 라디오 DJ 데니. 다양한 캐릭터들이 엮어내는 다층적인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는 ‘미스언더스탠드’는 이혼한 부모와 함께 자랐던 어린 시절의 마이크 바인더 감독의 경험이 잘 녹아있다.
가족 개개인의 다양한 감정이 한 가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는 이 영화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종종 무언가에 화를 내고 노여워하며 시간을 보내지만 얼마 후 자신이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오해이며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상당한 통찰력으로 전달한다. 전작인 ‘섹스 몬스터’와 HBO TV시리즈 ‘결혼한 남자의 마음’에서 독특하고 파격적인 사랑과 관계를 보여주었던 마이크 바인더 감독은 ‘미스언더스탠드에서 남성과 여성의 관점으로만 분노의 영향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감정이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찰함으로써 짜릿한 웃음과 가슴 벅찬 감동을 동시에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환상적 연기 앙상블
섬세한 시나리오는 뛰어난 감성연기를 펼친 배우들에 의해 깊이를 더했다. 아카데미상 후보에 3회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조안 알렌, 스타 케빈 코스트너를 비롯해서 최근 국내에서도 흥행했던 ‘어거스트 러쉬’의 히로인 케리 러셀, 헐리우드의 요정 에반 레이첼 우드 등 연기파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감독은 처음부터 조안 알렌을 염두에 뒀다고 밝혔는데 알렌의 연기는 훌륭하다. 어느 날은 매력적이다가도 다음 날에는 자신의 머리를 뽑아버릴 만큼 괴로워하는 테리 역은 그녀가 그 동안 발휘하지 못했던 자신의 코미디적 감각을 보여주기에 더 없이 안성맞춤인 캐릭터였다. ‘미스언더스탠드’가 그녀를 위한 영화라고 불려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캐릭터에 녹아들어 신들린 연기를 보여줬고 그 결과, 평론가들과 영화팬들로부터 열띤 지지를 받았다.
테리의 옆집에 살며 나중에는 테리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은퇴한 야구선수이자 현직 DJ 데니 역의 케빈 코스트너는 ‘늑대와 함께 춤을’ ‘보디가드’ 등 이전 영화들에서 해왔던 역할들과는 달리 엉뚱하고 능청스럽지만 매력 있는 중년 남자를 연기했다.
조안 알렌과 케빈 코스트너라는 대스타와 함께 환상의 연기 앙상블을 보여준 울프마이어의 네 딸들들 또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다. ‘어거스트 러쉬’의 케리 러셀,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에반 레이첼 우드, ‘88분’의 알리쉬아 위트, ‘트래픽’의 에리카 크리스텐슨이 맡은 딸들은 결코 주변 캐릭터가 아니다. 캐릭터가 하나같이 살아있고, 깊은 이야기를 안고 있다. 엄마 테리와 사사건건 충돌하는 장녀, 장난기가 심한 셋째 등 서로 다르면서도 사실적인 캐럭터들은 리얼한 연기호흡으로 영화의 유쾌함을 더한다.
그레이시 스토리
감독 : 데이비스 구겐하임 출 연 : 칼리 슈로더, 엘리자베스 슈, 더못 멀로니

댄 인 러브
감독 : 피터 헤지스 출연 : 스티브 카렐, 줄리엣 비노쉬, 데인 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