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낮과 밤
오직 자신만을 믿는 미모의 도둑 레이라는 언제나처럼 한 남자를 유혹해 여권과 돈을 훔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곧이어 무서운 마피아 조직과 국가 정보기관의 요원들이 그녀를 쫓기 시작하고 훔친 여권과 지갑을 돌려줬지만 여전히 그들의 추적은 계속된다. 달아나던 그녀는 프란츠가 운전하는 나이트버스에 뛰어들고, 프란츠는 아름다운 마지막 승객 레이라와 하룻밤을 보낸 뒤 영문도 모른채 함께 도망친다. 집요하게 추격하는 마피아와 정부 요원들을 피해 달아나면서 아무도 믿지 않던 레이라는 프란츠에게 점점 호감을 느끼고, 나이트 버스의 백미러만 보면서 살던 프란츠는 그녀와 함께 할 미래를 꿈꾼다.
아름다운 도둑 레이라, 백미러를 통해서 세상을 보는 나이트 버스 운전사 프란츠, 마피아 조직, 이탈리아의 낮과 밤을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영상 등 영화는 필름 느와르의 구성을 따르고 있다.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와 스토리, 명암 대비가 강한 화면, 반영웅적 주인공, 남자를 파멸로 이끄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팜므파탈이 등장하는 느와르의 전형을 따라가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형적인 팜므파탈의 모습에서 한 단계 발전시킨 여주인공과 사랑하는 여인을 끝까지 지켜주는 남자 주인공, 주인공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주변 인물들의 코믹한 에피소드 등을 동시에 담아내며 어두운 범죄영화에 아기자기한 로맨스와 코미디를 뒤섞는다.
모니카 벨루치를 잇는 차세대
자신을 도와준 착한 남자 프란츠의 목숨과 직장을 위태롭게 만드는 여 도둑 레이라는 기존의 팜므파탈과는 다르다. 그의 삶을 온통 위험 속으로 몰아넣지만 그녀는 프란츠가 꿈꾸지 못했던 ‘내일’이란 희망을 선물한다. 레이라는 순진한 눈망울을 굴리며 거짓을 진실처럼 말하고, 무고한 남자를 위험 속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남자를 속이고 금품을 갈취하는 도둑이지만 미워할 수 없이 사랑스럽다.
‘마지막 입맞춤’ ‘창문을 마주보며’ ‘마음속의 야수’ 등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영화계의 대표적 배우 지오바나 메로지오노는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연기로 순진함과 영악함을 넘나드는 아찔한 매력의 레이라를 생생하게 표현한다.
프란츠 역을 맡은 바레리오 마스탄드레아는 극중 인물처럼 실제로도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현재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남자 배우로 활동 중인 그는 ‘Velocita massima’로 베니스 영화제 파시네티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유럽을 비롯한 세계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배우가 됐다.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으로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바레리오는 ‘백미러를 항상 바라보는’ 쳇바퀴 같은 삶을 살아가는 프란츠의 미묘한 감수성 변화를 섬세하게 연기했다. CF와 다큐멘터리, 단편 등에서 이미 입지를 다진 다비데 마렌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이 영화는 이탈리아의 스타 배우들이 총출동한 화제작이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데뷔작답지 않은 노련함과 감각이라는 호평을 얻으며 자국 내에서 인정받았다.
‘나이트 버스’는 젊은 영화 문법으로 만들어낸, 한 마디로 사랑스러운 느와르라고 할 수 있다.
라스베가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일
감독 : 톰 본 출 연 : 애쉬튼 커처, 카메론 디아즈

방울토마토
감독 : 정영배 출연 : 신구, 김향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