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강제출국 혼자 남겨진 아이
이별의 아픔을 간직한 스튜어디스 미리. 비행을 마치고 집에 도착한 그녀는 한 시간만 아이를 봐달라는 중국인 가정부의 부탁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황급히 집을 나간 가정부는 돌아오지 않는다. 가정부는 연락두절, 아이와는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가정부가 남긴 메시지를 발견한 미리는 그녀가 강제 출국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더욱 심난해진다. 한편 눈망울만 굴리며 밤새 엄마를 기다리던 아이는 테이블에 놓인 누들을 후루룩후루룩 감쪽같이 해치워 ‘누들’이란 애칭이 생기고, 프로급 젓가락질과 비밀암호 같은 말로 미리 가족의 귀여움을 독차지 한다.
누들의 갑작스런 출연으로 미리는 물론 미리의 가족들과 친구들 사이에도 변화의 바람이 인다. 서로 티격태격하는 미리와 그녀의 언니 길라. 이혼의 고비를 겪고 있는 체육교사인 길라는 미리가 남편을 더 믿고 따르고 남편도 미리에게 더 살갑게 대하는 것을 못마땅해 하지만 작은 이방인 누들을 위해 미리와 함께 힘을 합친다. 소원했던 길라의 남편 이지, 그녀의 딸, 미리의 친구들 모두 까만 눈동자에, 프로급 젓가락질 실력을 발휘하며 누들을 후루룩 후루룩 해치우는 귀여운 누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나선다. 냉기류가 흘렀던 그들의 관계는 어느새 따스한 누들처럼 온기류가 흐르고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심은 그들을 끈끈한 공동체로 엮어준다.
언어를 초월한 교감을 나누며 어느덧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돼가는 미리와 누들. 마침내 미리는 가정부의 메시지를 추적하며 누들을 위해 놀라운 결심을 한다.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긴장감있게
이별의 아픔을 간직한 스튜어디스 미리와 머나먼 타국에서 엄마와 생이별을 하게 된 누들의 아주 특별한 만남을 다룬 이 영화는 이별의 아픔을 겪은 두 주인공들이 언어를 초월한 교감을 나누며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는 과정을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긴장감 있게 다루는 드라마를 연출한다.
아일레트 메나헤미 감독은 탄탄하고 감성적인 스토리로 관객의 마음을 파고든다. 영화는 리얼한 캐릭터들을 제시하며 인간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희망을 보여준다. 타지의 이방인의 외로움을 인생의 고독으로 승화시키는 이야기 솜씨 또한 돋보인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도 이 영화의 미덕이다. 스튜어디스 미리 역을 맡은 밀리 아비탈은 ‘웬 두 위 잇’ ‘휴먼 스테인’ 등의 영화로 이름을 알린 배우다. 1994년 영화 ‘Beyond the Sea’로 이스라엘 아카데미상을 거머쥐면서 떠오르는 젊은 여배우로 주목 받은 바 있는 아비탈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스타게이트’를 시작으로 헐리우드로 진출했다. ‘누들’은 그녀 연기 인생의 정점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누들 역의 바오치 첸은 2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5살부터 TV CF에 출연하며 연기를 시작한 바오치 첸은 TV쇼나 아동 오페라 등에도 출연한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엄마가 사라진다던가 하는 상황과 감정은 8살짜리 소년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일 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첸은 가슴 깊이 파고드는 놀라운 연기를 펼친다.
이외에도 이혼의 고비를 겪는 교사 길라 역의 아낫 왁스만, 이별의 슬픔을 간직한 처제 미리를 이해하고 도우려 노력하는 길라의 남편 이지 역의 아론 아붓볼, 세계 곳곳을 누비며 중국어에도 능통한 여행작가 마티 역의 이프타크 클레인 등 생생한 캐릭터와 노련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고死 : 피의 중간고사
감 독 : 창감독 출 연 : 이범수, 윤정희, 남규리

월ㆍE
감 독 : 앤드류 스탠튼 목소리 : 제프 갈린, 벤 버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