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재인 일침..“11년 전처럼 성폭력 피해자가 잘못이란 반응에..마음 안 좋아”
[시사뉴스 홍정원 기자] 가수 장재인이 자신의 성폭력 피해 고백에 대한 일부 네티즌 태도에 일침을 가했다.
장재인은 지난 2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비난하는 이가 소수라지만 나는 그 소수에게 눈 맞추고 묻고 싶다"며 "나는 내가 겪은 일을 노래로 하는 사람이다. 인생의 힘든 일이 연속일 때 저 친구는 왜 피해 입은 일만 말하지? 라는 질문과 같은 마음으로 내가 나 자신에게 '왜 나는, 도대체 무슨 업보기에 나한텐 이런 일들만 생기지?'라고 자문했다면 버텼을까”라고 일침 글의 운을 뗐다.
그는 "왜 내겐 이런 일만 생기는지. 행복해지고 싶다고 마음 먹을 때마다 폭풍이 지나갔으니 이제 좋아질 거라 맘 먹을 때마다 무슨 일이 생기는 나에게 나는 피해만 생기는 그런 애니까 이런 일들이 생겨 하고 받아들여야 하나"라며 "왜 여전히 가한 사람이 아닌 그 길을 지나간 피해자의 잘못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11년 전 성폭력 피해를 고백한 이유에 대해 "이 일은 정말 나에게 쉬운 이야기가 아니었다"며 "앨범과 곡들을 설명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꼭 해야 하구나 라는 걸 깨달았다. 설명하고 이야기하는 걸 택한 이유는 그 편이 위로와 용기의 힘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재인은 성폭력 피해자를 탓하는 일부 네티즌 반응에 대해 "11년 전과 같은 반응이 있다는 것에 너무 마음 안 좋았다. 비슷한 상처가 있으신 분들이 되려(도리어, 되레) 상처 되실까 걱정이다"며 "그런 일이 일어난 게 '내가 머리를 풀어서?' '살을 보여서?' '치마를 입어서?' '내가 그 길을 지나가서?' '아님 말을 묘하게 했대?' 그런 건 누가 판단하나. 뭐가 잘못인지 제대로 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장재인은 마지막으로 일침 글에서 "그런 짓을 행한 이의 잘못이지 이런 일이 일어난 걸 사람들이 아는 것도 알려지는 것도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장재인은 지난 2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밤잠처럼 꾸준히 다닌 심리치료 호전 기념이다"며 성폭력을 당한 사실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18살에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 폭식 등이 따라붙기 시작했다"며 “당시에는 병원에 가는 것을 큰 흠으로 여겨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긴 시간 동안 힘들었지만 행복이라는 단어를 내려놓고 1년간 약을 꾸준히 복용한 결과 많은 증상이 호전됐다”며 "잘하는 게 이야기뿐이라 조금씩 앨범과 함께 이 이야기보따리들을 풀어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저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제 또래의 남자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장재인은 "그때 '이 일이 생긴 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생각보다 많은 성 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