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강쇠와 옹녀 - 제 2강 지필(遲畢)

2003.10.11 0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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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호 작가의 色 다른 연재소설



변강쇠와 옹녀



제 2강 지필(遲畢)


착, 온, 치, 요본, 감창, 속필.
이것을 여자가 사내에게 줄 수 있는 여섯 가지 즐거움이라고 하여 육희(六喜)라 한다. 이 가운데서 가장 말이 많은 부분은 엉덩이와 허리를
흔들어서 사내의 흥취를 돋구어주는 요본 질인데, 지나치게 잘해도 탈이고 너무 못해도 탈이므로 이것을 적당한 선에서 잘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색경’ 제 1강의 주된 내용이다.

반대로 사내가 여성에게 줄 수 있는 즐거움은 무엇인가.

두 명의 선비가 글을 읽었다. 오래 읽다보니 너무 지루하고 졸려서 도저히 계속할 수가 없었다. 그러자 한 선비가 이런 제안을 했다.

“지루하고 졸리니 질펀한 육담이나 하세.”

글을 읽는 선비라고 해서 다를 것이 있으랴. 그렇다, 이럴 때는 육담이 제일이다. 제안을 했던 선비가 먼저 화두를 꺼냈다.

“여자가 가장 좋아하는 사내의 그 물건은 어떤 것이겠는가? 그거야 말할 것도 없이 큰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다른 쪽은 그 말에 반박을 한다. 사실 그는 자기 물건이 별로 크지가 않아서 그것을 은근히 불만으로 여겨왔던 것이다.

“그렇지 않아! 여자는 무엇보다 잘 다루어주기를 바랄 뿐, 물건의 크고 작음에는 상관하지 않는다네!”

“천만의 말씀을!”

두 사람은 이 것을 놓고 한참이나 입씨름을 벌렸으나 끝내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무조건 커야한다, 아니다, 크기가 문제가 아니라 여자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더 중요하다. 말하자면 물건이 먼저냐, 기술이 먼저야 하는 논전이었다. 마침내 한 쪽이 이런 말을 했다.

“우리끼리 이럴 것이 아니라 제 삼자에게 그 판결을 맡기도록 하세. 그래야 공평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되어서 또 다른 선비 하나가 이 판결을 맡기에 이르렀다. 판결을 맡게 된 선비가 말했다.

“그대들은 사마천의 ‘사기(史記)’가운데 ‘여불위 전’을 읽지 않았는가? 그대들은 여불위가 그 물건이 유난하게 큰 노애를 태후에게 천거하던
대목을 기억할 것일세.”

처음에 논쟁을 시작했던 두 선비도 물론 잘 아는 대목이다.

진시황제를 낳은 태후와 여불위는 옛날부터 사통을 하고 지냈다. 그래서 황제가 진 나라 왕통을 잇는 영씨(瀛氏)의 자식이 아니라 여불위 자신의
아들이라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이 소문을 황제가 듣는다면 큰일인데, 근자에 이르러 태후가 사내를 밝히는 정도가 더욱 심해져서 여불위는
태후를 감당하기도 어려웠지만 내심으로 은근히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형편이므로 어떻게 하든 뒤로 빠져야겠는데, 태후가 놓아주지를
않으므로 여불위는 그 자리에 다른 사내를 천거하기로 하고 장안에서 그 물건이 제일 크다는 노애라는 사내를 찾아냈다.

여불위는 손재주가 좋은 목수로 하여금 오동나무로 수레를 만들게 한 다음에 거기에다 검은 옻칠을 하게 했다. 그렇게 해 놓고 보니 가벼운
오동나무로 만든 수레가 마치 무거운 철과 나무로 만들어진 듯 육중하게 보였다. 여불위는 노애로 하여금 그 수레를 끌고 함양 시장으로 나가게
했다. 노애는 그것을 끌고 장꾼들이 재주 자랑을 하는 곳으로 찾아갔다. 남녀노소가 구름처럼 모여 있었다.

노애가 재주자랑을 한다면서 사람들 앞으로 걸어나가서 바지춤을 내리고 자기의 그 물건을 내놓자, 소란스럽던 군중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과연 노애의 그 물건은 엄청나게 컸다. 구경하던 사람들은 감탄하고, 특히 여자들은 넋을 잃고 구경하면서 침을 삼켰다. 노애는 곧 그 물건을
수레바퀴에 끼우고 힘을 썼다. 그가 힘을 쓰자 육중하게 보이는 수레바퀴가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돌아라, 돌아라, 잘도 돈다!”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소문이 퍼지고 퍼져서 태후의 귀에도 들어가서 마침내 노애는 태후를 모시게 되었다. 태후가 그 물건을 시험해보니
너무나 좋았다. 그 날 이후로 그녀는 노애를 끼고 살았다.

판결을 맡은 사내는 말을 이었다.

“그 기록을 보더라도 여인들은 누구나 큰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 아닌가?”

그 판결에 큰 것이 제일이라던 선비는 자기가 이겼다고 좋아했으나 크기보다는 기술이 앞서야 한다던 선비는 불만을 표시했다. 때마침 한 늙은
기생이 지나가므로 판결을 맡았던 선비가 기생에게 부탁했다.

“방금 이 두 사람이 부탁하므로 내가 여차여차하게 판결을 했더니 한 선비가 승복을 않네. 그러니 이 송사는 그대가 맡아줘야겠네. 사내들에
대한 경험이 누구보다 풍부한 그대가 적임자가 아니겠는가?”

송사와 그 판결의 내용을 들은 그 기생은 웃었다.

“커다란 그것이 아래를 그득 채우면 여자는 벌써 마음이 달라진답니다.”

“그렇다면 그것이 무조건 커야한다는 말인가?”

“성급하기도 하오! 먼저 내 말부터 들어보시오. 선비들은 여인들이 무엇을 여섯 가지 보배로 여기는 줄 아시오?”

“여섯 가지 보배라?”

기생은 그 항목들을 조목을 따져서 말해준다.

“그것은 우선 빳빳해야 하오. 그것이 빳빳하지 못하고 흐물흐물하면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으므로 이를 일컬어 앙(昻)이라 한다오.”

“그 다음은?”

선비들은 눈을 반짝이며 귀를 기울였다.

“다음으로는 따뜻해야 하지요. 따뜻한 것이 몸 속으로 들어올 때의 그 기쁨을 선비들은 모를 것이오. 이를 일컬어 온(溫)이라 한다오.”

“다음으로는?”

“다음으로는 머리가 커야하는데, 이를 일컬어 두대(頭大)라 한다오. 처음에 그 큰 머리가 옥문을 비집고 통과할 때의 그 즐거움은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답니다.”

“그 다음으로는?”

“길어야 하지요. 길어서 그것이 마치 창자를 휘저으며 들어오는 것 같을 때의 쾌감 역시 선비들은 모를 것이오. 일컬어 경장(莖長)이라 한다오.”

“다음은?”

“다음은 실해야 하는데, 그것이 마치 속이 가득 찬 뼈 같다는 느낌을 주어야 하므로 이를 일컬어 건작(健作)이라 한다오.”

“다음은?”

“그것이 아무리 빳빳하고, 따뜻하고, 대가리가 크고, 길이가 길고, 속이 꽉 찼다고 하더라도 그 즐거움이 순식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진다면
그 서운함을 무엇으로 달래겠소? 일을 시작하자마자 끝낸다면 여자가 얼마나 서운하게 여기겠소? 그러므로 될수록 오래 끌어야 하지요. 마치
천천히 정성 들여서 글씨를 쓰듯. 그런 까닭으로 이것을 일컬어 지필(遲筆)이라 한다오.”

선비들은 명 판결이라면서 가슴에 새겨두겠다고 했다. 기생이 말한 조항들이 사내가 여자에게 줄 수 있는 여섯 가지 보배라 하여 이를 육보(六寶)라
한다. 여자가 육희 가운데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요본 질이듯 육보가운데에서 남자가 마음과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지필 뿐이다.
천천히 느긋 느긋하게 여자가 만족을 느낄 때까지 마치 정성 들여서 글씨를 쓰듯 참고 수고하지 않으면 그 물건이 아무리 좋아도 그 천품을
다했다고는 할 수 없다.

한 시골 아낙이 말하는 한 번이라는 정의를 들어보자. 이것을 듣고도 지 필이라는 것을 우습게 알 것인가.

“시작할 때는 조용조용히 한 번 나아갔다 한 번 물러나서 그 물건으로 하여금 옥문을 통과시킨 다음에 위의 것을 애무하고 아래 것을 마찰하면서
좌충우돌하고, 이어서 아홉 번 나아가고 아홉 번 물러나는 구진구퇴의 법을 써서 화심(花心) 속으로 깊이 들어가되, 그렇게 하기를 몇 백
번이나 한 뒤에 둘의 마음이 노곤해지고 사지는 나른해져서 목소리를 내기도 어렵고 눈을 뜨려해도 눈이 떠지지 않는 경지에 이른 뒤에 멈추는
것을 한 번이라고 한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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