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수사나 처벌을 받은 ‘사법 피해자’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추진하다가 철회한 ‘반무기화 기금’ 설립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이 상원에서 공화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상원은 4일(현지 시간) 본회의에서 반무기화 기금 설립 금지 조항이 포함된 예산조정법안 수정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통과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마이클 베넷(콜로라도) 상원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에서는 수잔 콜린스(메인), 댄 설리번(알래스카), 존 허스테드(오하이오) 의원 3명만이 찬성했다. 나머지 공화당 의원들은 모두 반대했다. 이번 수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가 법무부를 정파적 영향력과 부패로부터 보호하는 조항을 예산안에 반영하도록 하고, 연방정부 예산이 반무기화 기금에 사용되지 못하도록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무기화 기금은 법무부가 정치적 이유로 수사나 처벌을 받은 사람들을 지원하겠다며 마련하려던 약 17억7600만 달러(약 2조7200억 원) 규모의 자금이다.
법무부는 이 사업이 정권에 상관없이 모든 사법 피해자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 피해자’를 특정 언급하면서 사실상 트럼프 지지층에 대한 보상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졌다.
특히, 1만5천여 명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연방 의사당 난입사건(‘1·6 폭동’)에 연루된 이들에게도 지원이 돌아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공화당 내부에서도 강한 반발이 나왔다.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정부가 반무기화 기금을 고수할 경우 이민 단속 예산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압박했고,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기금 추진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은 2일 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나는 그 계획을 지지한다.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철회 여부는) 잘 모르겠다”고 말해 혼선을 불러왔다. 이로 인해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 일부에서도 입법을 통해 이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공화당 지도부는 당분간 상황을 관망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더힐은 “약 3시간에 걸친 표결 동안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예산법안에 반무기화 기금 금지 조항을 추가할 수 있을지를 두고 내부 논의가 계속됐다”며, “기금을 비판해온 공화당 의원들조차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가 제안한 수정안에는 반대표를 던졌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