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최근 IT와 제조업계에서 시작된 성과급 논란이 제약·바이오 업계까지 번지면서, 기업 경영에 잠재적인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카카오는 성과급 문제로 노사 간 갈등이 깊어져,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 위기에 놓였고, 셀트리온 또한 25년 만에 첫 노동조합을 설립하며 오랜 무
노조 전통에 변화를 맞았다.
카카오, 노조 쟁의권 확보 첫 파업
IT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성과급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카카오는 5개 계열사 노조와 성과급을 놓고 임금 교섭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협상이 중단됐다.
회사는 영업이익의 10.2%를 성과급으로 제안했고, 노조는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를 제외한 영업이익의 13~14%를 요구했다. 이 같은 대치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 회의마저 결렬되면서,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고 이제는 대규모 집회를 통해 회사에 압박을 가할 계획이다.
카카오 노조는 실제로 오는 10일 부분 파업에 돌입하기로 하면서, 파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지난 1일 오전 공식 입장을 내고, “10일 수요일에 4시간 부분 파업과 함께 판교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톡 메시지 전송이나 카카오페이 송금 등 주요 서비스에서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영진 중심 보상체계 개선
카카오는 올해 임금 인상률, 성과 보상 체계, 평가와 보상 제도 개선을 두고 계속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에서도 쟁점이 됐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분배 방식과 RSU 포함 여부가 주요 논의 대상이다. 노조는 불투명한 성과 보상 기준뿐 아니라, 장시간 근무, 조직 운영 속 소통 부족, 교섭 과정에서의 사측 태도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반해 사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보상안이 회사의 투자 여력이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큰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현재 노조가 제시한 성과 보상안은 영업이익을 감안할 때 회사 경영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부담”이라며, “미래 경쟁력과 주주 가치를 위해서라도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카카오 본사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2006년 창사 이후 처음 있는 일이 된다. 그동안 카카오 계열사 중에서는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가 부분 파업을 벌인 적은 있지만, 본사 노조의 파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임금 교섭 조정 결렬로 쟁의권을 확보한 계열사 4개 법인도 동참하는 공동 파업 형태로 진행된다.
셀트리온, 설립 25년 만 첫 노조 출범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을 늘렸지만, 연구개발 부담과 코로나19로 인한 비용 증가에 따라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연구직과 영업직 사이의 성과 평가 논란도 분쟁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의 무노조 경영 원칙을 유지해 왔으나, 결국 25년 만에 공식 노조인 ‘유니트리온’이 출범했다.
이들은 “일방적인 희생과 통보만 있었던 가짜 소통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투명한 초과이익 성과급 산정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또, 경쟁사 수준 복지 도입, 정규직 인력 확충, 권위적인 조직 문화 개선도 핵심 과제로 내세운다.
산업계에서는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한 적이 있던 만큼, 셀트리온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공정 중단 시 제품 폐기’라는 바이오 산업 특유의 위험 때문에 K-바이오의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노조는 사측에 대해 초과이익 성과급 산정 기준의 명확화와 협상을 바탕으로 한 임금 결정 체계 도입 등을 주요 요구사항으로 내세웠다. 또, “회사가 정한 기준과 금액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조건을 강요하는 현재의 보상제도와 그룹웨어 서명 방식의 연봉 동의 시스템은 노동자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복지포인트 제도 개편과 장기근속자 처우 개선도 함께 요구했다.
이와 더불어, GMP(의약품 등의 제조나 품질관리에 관한 규칙) 규정에 맞는 정규 인력 충원, 인원 부족을 임시로 메우는 순환 근무 방식의 철폐, 업무 부서 간 차별 없는 근무 자율성 보장, 그리고 교대 근무자와 주 5일 근무자 모두를 위한 복지 수준 향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노동조합 설립과 관련해 법에서 보장하는 권리를 존중할 것이며, 앞으로 절차가 진행된다면 관련 법과 제도에 따라 성실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회사 운영의 안정성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임직원과 적극적으로 소통과 협력을 하며 책임 경영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노사 교섭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신약 모달리티 확보와 시설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며, “충분한 이익이 창출된 이후 결실을 나누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산업 전체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