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는 국민을 위한 것인가, 국민을 막기 위한 것인가
시사뉴스 이용만 칼럼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법과 제도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공공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국민이 마주하는 행정은 때때로 법의 취지보다 절차와 형식에 매몰되어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민은 특혜를 원하지 않는다. 다만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일관된 행정을 원할 뿐이다. 같은 법을 두고도 담당자나 지역에 따라 해석과 결과가 달라진다면 국민은 무엇을 믿고 투자하며 사업을 시작해야 하겠는가.
공직사회는 법을 집행하는 기관인 동시에 국민의 삶을 돕는 기관이다. 규제는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존재해야 하며, 불필요한 절차와 모호한 기준은 끊임없이 개선되어야 한다. 행정이 국민의 발목을 잡는 순간, 지역경제의 활력도 함께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지방에서는 하나의 인허가가 지역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사업자는 수개월, 때로는 수년간 허가를 기다리는 동안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부담한다. 물론 환경과 안전을 위한 심사는 철저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 역시 예측 가능하고 투명해야 한다.
공정한 행정은 법을 느슨하게 적용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기준을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다. 법을 지키려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치르고, 편법을 선택한 사람이 더 쉽게 이익을 얻는 구조가 된다면 사회는 정의롭다고 말하기 어렵다.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기업과 국민이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에서 나온다. 행정은 단순히 허가와 불허를 결정하는 기능을 넘어, 국민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국민은 거창한 약속을 바라지 않는다. 법 앞의 평등, 신속하고 투명한 행정, 그리고 책임 있는 공직사회를 기대할 뿐이다. 그것이 실현될 때 국민은 국가를 신뢰하고, 기업은 투자하며, 지역은 발전한다.
법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이 아니라 국민을 보호하는 울타리다. 행정 역시 통제의 수단이 아니라 봉사의 수단이어야 한다.
이제는 '규제를 위한 규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행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며, 미래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국가를 만드는 출발점이다.
시사뉴스 논설위원 이용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