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사회 속에서 존재하는 하나의 생명체다. 경제활동을 하는 생명체로서 다양한 이해 관계인들과 갈등, 협상, 협조, 상생을 반복하며 성장한다.
기업이 잘되어야 이해 관계인들도 잘 된다. 대표적인 이해 관계인이 경영자(소유 경영자)와 임직원이고, 상호 간 대표적인 갈등의 원인이 임금이다. 경영자는 기업이 도산하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엄청난 리스크다. 임직원은 기업이 도산하면 직장을 잃는다. 실업자로서의 금전적 손실과 생활의 불안정이 따라온다. 기업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성장해야 경영자와 임직원 모두에게 좋다.
임금의 기본체계는 연공급과 직무급, 연봉제로 분류된다. 부가적으로 각종 수당, 상여금, 성과급이 있다. 복리후생비로는 식대, 교통비, 출산장려금, 휴가비, 명절선물 등이 있다. 지급 방식은 시급, 일급, 월급의 형태로, 또는 조건에 맞는 시기에 이루어진다.
임금은 임직원의 동기부여에 일정 수준 영향을 미친다. 근로자에게 임금은 생활의 원천이다. 경영자에게 임금은 성과를 유인하는 보상 수단이다. 같은 금액이지만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갈등의 해법에는 상호 간에 인정하는 원칙이 있고, 임금도 예외는 아니다. 임금을 결정할 때는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야 하고, 서로가 이해해야 하는 경영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임금은 한 가지 요인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기업, 종업원, 경기, 정부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임금은 비용이다. 지급 능력이 한계를 긋는다. 매출이 줄고 이익이 감소하면 임금 인상은 어렵다. 반대로 SK하이닉스처럼 2025년 영업이익이 47조 원을 넘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기업은 파격적인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다. 기업의 지급 능력이 임금의 상한을 결정한다.
종업원의 입장에서 임금은 생계비다.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이 있다. 2026년 한국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10,320원이고, 2025년보다 2.9퍼센트 오른 금액이다. 월 209시간 기준은 2,156,880원이다. 이것이 법적 하한이다. 종업원은 생계비 이상의 임금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물가가 오르면 실질 임금이 줄어든다. 임금 인상 요구가 인플레이션과 연동되는 이유다.
경기 동향은 임금의 방향을 결정한다. 경기가 좋으면 기업 실적이 오르고 노동 수요가 늘어난다. 구인난이 생기면 임금이 오른다. 경기가 나쁘면 반대다. 실업률이 오르면 노동자의 협상력이 약해지고 임금 인상이 억제된다.
삼성전자의 최근 몇 년이 이를 보여준다. 2023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14조 7천억 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실적이 나빠지자 이듬해 성과급은 사실상 0원에 그쳤고, 이는 2024년 창사 이래 첫 파업으로 이어졌다.
2026년에는 상황이 뒤집혔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실적이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오르자, 이번에는 노조가 영업이익의 15퍼센트에 달하는 성과급 재원을 요구했다. 노사는 좀처럼 간극을 좁히지 못했고, 협상은 총파업 시작을 불과 90분 앞두고서야 극적으로 타결됐다. 불황도 갈등의 씨앗이 되고, 호황도 갈등의 씨앗이 된다. 경기는 임금의 방향만 바꿀 뿐, 갈등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정부 정책은 최저임금, 근로기준법, 조세 정책으로 임금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최저임금은 매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사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법인세율이 높으면 기업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 임금 인상 여력이 제한된다. 반대로 고용보조금, 직업훈련 지원 같은 정부 정책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낮춰 실질 임금 인상을 가능하게 한다.
기업은 수많은 변수를 해결하며 살아가는 하나의 생명체다. 기업이 잘되어야 하는 것은 경영자와 임직원의 공통 분모다. 임금은 입장이 다르지만,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요인들은 같다. 임금을 결정할 때는 상대의 입장에서 경제환경과 경영 상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계속기업으로 존재해야 서로에게 좋다. 기업이 잘되어야 국가도 튼튼해진다. 살아 볼 만한 사회가 된다.
글쓴이=송동진 이제너두(주) 대표이사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제너두(주) 대표이사
경영학 박사
서정대학교 겸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