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은 실험 대상이 아니다

2026.08.07 08:55:27

[이용만 논성위원 칼럼]

대한민국은 지금도 휴전 상태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고, 국제 안보 질서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국방정책은 정치적 구호나 개혁의 상징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단 하나의 기준만 존재해야 한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가 하는 점이다.

 

최근 국방 정책을 둘러싸고 여러 개편론이 거론되고 있다. 군 조직의 변화, 교육체계의 개편, 장비와 훈련 방식의 변화 등은 충분한 연구와 검증을 거쳐야 할 문제다. 그러나 개혁이라는 이름만으로 모든 변화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특히 육군사관학교·해군사관학교·공군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이 거론될 때마다 많은 예비역과 군사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낸다. 육·해·공군은 임무도, 작전 환경도, 지휘 문화도 다르다. 각 군이 수십 년 동안 축적해 온 전통과 전문성을 단순히 행정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로 묶는 것이 과연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군은 기업이 아니다. 효율성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조직이다. 장교를 양성하는 과정은 군의 미래를 결정하는 국가 백년대계다. 통합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고, 전투력 향상이 목적이어야 한다.

 

또한 군 내부의 기강과 장병들의 신뢰를 흔들 수 있는 정책 역시 매우 신중해야 한다. 장병들에게 엄격한 규율을 요구하는 군이 스스로 규율과 원칙을 가볍게 여긴다는 인상을 준다면 지휘체계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국방개혁은 필요하다. 그러나 개혁은 국가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어야지 정치적 성과를 위한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은 국방부 장관에게 화려한 개혁 구호를 요구하지 않는다. 적이 도발했을 때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군대를 만들어 달라는 것, 그것이 국민의 유일한 요구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한 번의 실패도 용납되지 않는다. 국방은 실험이 아니다. 정책 하나, 조직 개편 하나, 교육체계 하나가 수십 년 뒤 우리 군의 전투력을 결정한다. 그렇기에 국방정책은 정치보다 안보를, 이념보다 전문성을, 속도보다 검증을 우선해야 한다.

 

강한 국방은 말이 아니라 실력에서 나온다. 그리고 실력은 충분한 검토와 현장의 경험, 국민적 신뢰 위에서 만들어진다. 대한민국의 국방정책은 언제나 그 원칙 위에 서 있어야 한다.

이용만 pl65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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