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용혜인이고, 왜 하필 김승원인가

2026.09.07 19:41:08

이재명 정부 2기 내각,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코드 인사’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인사’다

[시사뉴스 이용만 논설위원 칼럼]

인사가 만사(萬事)라고 했다.

 

대통령이 어떤 사람을 쓰느냐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다. 그 사람을 통해 대통령이 어떤 나라를 만들고 어떤 국정을 펼치려 하는지를 국민에게 보여주는 정치적 선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재명 정부의 2기 내각 인선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특히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야당의 정치공세로 치부하기에는 가볍지 않다. 실제로 두 후보자를 둘러싸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각종 의혹과 자격 논란이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국민이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왜 하필 이 사람들인가?”

용혜인, 장관직과 국회의원직을 동시에 갖겠다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가

 

용혜인 후보자를 둘러싼 가장 큰 논란 가운데 하나는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적으로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이 금지돼 있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것과 국민 눈높이에 맞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장관은 행정부의 국정을 책임지는 자리이고 국회의원은 입법부의 구성원이다.

국민이 보기에는 두 권한을 동시에 행사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더구나 용 후보자는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국회의원으로, 본인이 의원직을 사퇴하면 당이 원외정당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더욱 묻지 않을 수 없다.

 

국정 운영보다 정당의 정치적 생존이 우선인가.

성평등가족부 장관이라는 자리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여성·청소년·가족 정책을 책임지는 국가의 자리다.

 

국민은 장관에게 당의 이해가 아니라 국가의 이해를 요구한다.

여기에 배우자의 정당 내 유급 당직과 급여 문제, 과거 정치적 발언 등을 둘러싼 논란까지 겹치면서 야권의 검증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일부 사안은 현재 고발과 의혹 제기 단계인 만큼 사실관계가 인사청문회를 통해 철저하게 확인돼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의혹의 진위가 최종적으로 밝혀지기 전이라도 대통령에게 “왜 이런 논란이 예상되는 인물을 굳이 장관 후보자로 선택했는가”​라는 인사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제기되는 의혹은 더욱 무겁다

김승원 후보자는 더욱 민감한 자리에 지명됐다.

바로 법무부 장관이다.

법무부 장관은 대한민국의 법질서와 검찰 행정을 책임지는 자리다. 국민에게 법의 공정성과 엄정함을 말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김 후보자를 둘러싸고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청탁 의혹, 사건 관계자 및 판사와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 과거 정치권에서의 공소취소 주장 등이 잇따라 검증 대상에 오르고 있다. 김 후보자는 제넨셀 관련 의혹에 대해 부정한 청탁이 아니라 공익성 민원 전달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더욱 철저하게 검증하면 된다.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청문회에서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면 된다.

문제는 대통령이 왜 이런 검증 부담이 큰 인물을 대한민국 법무부의 수장으로 선택했느냐는 것이다.

법무부 장관은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로울수록 좋다.

 

특히 사법제도와 검찰개혁을 둘러싼 거대한 갈등이 진행되는 상황이라면 법무부 장관에게 요구되는 첫 번째 덕목은 정치적 충성심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도덕성·공정성·법률적 신뢰여야 한다.

그런데 임명 단계부터 논란이 꼬리를 문다면 법무부가 국민에게 어떻게 법과 원칙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대통령에게 묻는다

이번 인사가 단순히 국회 의석수를 계산한 정치적 인사인가.

정치적 우군을 내각에 배치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대통령이 정말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최적의 인물을 골랐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이재명 정부 2기 내각 인선에 대한 부정 평가가 46.6%로 긍정 평가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물론 여론조사 하나로 국정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것만큼은 분명하다.

 

인사청문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국민 사이에서 “왜 하필 이 사람인가”라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면 대통령은 그 목소리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국민은 대통령에게 완벽한 사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실수할 수도 있고 논란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국가의 중요한 자리에 사람을 앉힐 때만큼은 국민보다 정권의 편의가 먼저라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

 

‘내 사람’보다 ‘국민의 사람’을 써야 한다

대통령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은 주변 사람들이 모두 “잘하고 있다”고 말할 때다.

권력은 박수를 듣는 데 익숙해지지만, 국민은 박수를 보내기 위해 세금을 내고 권력을 위임한 것이 아니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을 많이 기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다른 목소리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을 쓰는 것이다.

 

용혜인 후보자와 김승원 후보자에 대한 모든 의혹은 인사청문회에서 사실관계를 철저히 따져야 한다. 의혹만으로 낙마를 단정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반대로 정권이 임명했다는 이유로 의혹과 비판을 정치공세라고 몰아붙여서도 안 된다.

 

국민의 검증은 야당의 공격보다 훨씬 무섭고, 정권의 임기보다 오래간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임명을 밀어붙이는 오기가 아니다.

필요하다면 지명을 다시 검토할 수 있는 용기다.

 

대한민국의 장관은 대통령의 측근에게 주는 정치적 보상이 아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의 중책이다.

그래서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 물어야 한다.

 

“이 사람이 정말 대한민국의 장관으로 적합한가.”

그 질문에 국민이 고개를 끄덕일 수 없다면, 대통령이 먼저 멈춰 서야 한다.

 

권력은 임명할 수 있지만, 국민의 신뢰까지 임명할 수는 없다.

이재명 정부 2기 내각이 성공하려면 지금부터라도 ‘내 사람’이 아니라 ‘국민의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에게 주어진 인사권의 진짜 무게다.

 

이용만 pl65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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