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의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논란은 결국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일단락됐다. 용 후보자는 13일 장관 후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그러나 용 후보자의 사퇴로 끝낼 일이 아니다.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던지는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도대체 대통령은 왜 이런 인사를 했는가?”
이재명 대통령은 용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20·30세대를 대표할 수 있는 청년 정치인이자 청년세대와 모두의 성평등을 위해 목소리를 내온 적임자라는 취지의 평가를 내놓았다. 대통령실 역시 디지털 성범죄 방지와 일·가정 양립 등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목소리를 내온 청년 재선 의원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상황은 예상과 달랐다.
가장 먼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은 국회의원과 장관의 겸직 문제였다. 용 후보자는 국무위원과 국회의원의 겸직이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논리를 앞세워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논란이 커지면서 여당 내부에서도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결국 후보직을 내려놓기에 이르렀다.
물론 법적으로 가능한 것과 정치적으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고, 장관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실현하면서 행정부를 책임지는 자리다. 두 직책의 겸직이 법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부합하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더욱이 이번 인사를 둘러싸고 용 후보자의 과거 정치 행보와 발언, 조직 활동 등을 둘러싼 여러 논란까지 잇따랐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까지 단정해서는 안 된다. 후보자에게도 충분히 해명하고 반론할 권리가 있다.
실제로 용 후보자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반박하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결국 청문회까지 가지 못하고 스스로 후보직을 내려놓았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왜 용혜인이 사퇴했는가?”보다 “왜 대통령은 처음부터 이런 논란을 충분히 예상하지 못했는가?”를 물어야 한다.
대통령은 국가경영의 최고책임자이자 인사권자다. 장관 한 사람을 임명하는 것은 개인에게 기회를 주는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한 부처를 맡기는 국가적 결정이다.
따라서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내 편인가,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가’가 아니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인물인가, 정책을 제대로 수행할 능력이 있는가, 도덕성과 책임성을 갖췄는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냉정한 인사 기준이다.
인사가 만사(萬事)라는 말은 괜히 생긴 말이 아니다.
대통령의 인사는 곧 국정의 방향이고, 인사의 실패는 고스란히 국정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특히 장관 인사는 단순한 인물 추천이 아니라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국정운영 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정치적 판단이다.
이번 용 후보자의 사퇴를 단순히 한 명의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사건으로만 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
대통령실은 용 후보자의 사퇴와 관련해 “결정을 존중한다”며,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사를 위해 검증과 인선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면 이제 정말 그렇게 해야 한다.
인사청문회에서 문제가 드러난 뒤 지명을 철회하는 것도 인사권자의 책임이지만, 더 좋은 인사는 청문회장에 세우기 전에 국민의 눈높이에서 걸러내는 것이다.
대통령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야당의 비판이 아니다. 국민의 상식과 대통령의 판단 사이에 간극이 생기면 국정에 대한 비판 여론은 고조되고 국정 동력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배재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