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뇌도 다른 장기와 마찬가지로 음식과 생활습관에 따라 기능이 저하되기도 하고 향상되기도 한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청년의 기억력을 노인이 되어서도 유지될 수 있다. 운동과 휴식 등 뇌에 좋은 생활습관과 함께 챙겨먹으면 좋은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음식들을 소개한다.
오메가-3 비중 높은 들기름
들깨에서 짜낸 들기름은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높여준다. 들기름은 지방산 중 오메가-3가 차지하는 비율이 60% 정도로 식물 기름 중 가장 높다. 오메가-3는 몸에서 만들지 못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으로 치매와 심혈관질환 예방, 학습능력 향상 효과가 있다.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조은주 교수팀은 기억력과 인지능력이 손상된 쥐에게 들기름과 옥수수, 올리브기름을 각각 2주간 먹인 다음 단·장기기억능력과 관련한 행동 양상을 살펴보는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단기기억능력 평가는 T-미로 실험에서 들기름을 투여한 쥐는 물체인지능력과 공간기억능력이 기억력을 손실한 쥐보다 각각 13%와 24% 높게 나타나 정상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됨을 확인했다.
장기기억능력을 평가하는 수중 미로실험에서도 들기름을 투여한 쥐는 학습한 목적지를 기억해 도달 시간이 가장 빨라 학습능력과 기억력을 높이는 효과가 가장 우수함을 알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들기름을 먹은 쥐는 노화의 원인이 되는 물질인 지질과산화 생성이 들기름을 섭취하지 않은 쥐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뇌혈관 확장시키는 곶감
곶감도 기억력을 회복시키고 인지기능에 도움을 준다. 국립산림과학원과 경상대 공동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물질을 투여한 실험용 쥐에 곶감 추출물을 섭취시켜 지켜본 결과, 쥐의 기억력과 학습능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순간공간인지력을 평가하는 Y미로, 단기기억능력을 실험하는 수동적 회피반응, 장기기억능력을 평가하는 수중미로 등 3가지 실험 모두에서 곶감 추출물을 섭취한 쥐들은 정상 쥐들과 유사한 행동 반응을 보였다.
이는 곶감 추출물이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함량을 증가시키고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세틸콜린 에스테라제(AChE)의 함량은 감소시켰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곶감에는 뇌혈관을 확장시켜주는 아스파르트산(Aspartic acid)과 뇌신경 전달에 도움을 주는 글루탐산(Glutamic acid)이 100g당 각각 112.4mg과 177.5mg으로 다량 함유돼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뇌세포의 흐름 개선하는 잣
한국의 대표적인 견과인 잣은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이는 해마의 크기를 조절해 학습능력과 감정행동에 영향을 준다. 잣에는 레시핀이 함유돼 있어 뇌세포 및 신경세포의 흐름을 좋게 만들어 컨디션 강화와 기억력,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한의학에서 해송자(海松子)로 불리는 잣은 약재라고도 할 만큼 좋은 식품으로 예로부터 신선이 먹는 음식으로 알려질 만큼 영양가와 약효가 뛰어나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10대 건강식품 중의 하나로 건강에 이로운 탄수화물, 단백질, 불포화지방,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가 충분히 들어 있다.
비타민 B군과 E, 철분을 비롯한 각종 미네랄도 풍부해 심리적 안정을 가져오고 비장과 위를 따뜻하게 해 소화기능을 도와 장을 부드럽게 해준다. 특히, 잣죽은 위에 부담이 없어 소화가 잘되고 뇌의 운동기능을 향상시켜 두뇌피로를 풀어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효과적이다.
아침, 저녁으로 20알 정도를 꾸준히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신경영양인자 증가시키는 감귤
농촌진흥청과 제주대의 공동연구 결과, 감귤 추출물이 새로운 사물 인지능력과 공간 인지능력,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상대로 새 물체인지능력 테스트, 공간인지능력 테스트, 학습 및 기억력 측정 등의 인지능력 개선 관련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감귤 추출물을 투여한 그룹의 새로운 사물 인지능력이 50% 정도 향상됐다. 공간인지능력 검사에서도 감귤 추출물 투여군이 약 28% 유의하게 증가해 학습과 기억력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감귤 추출물 투여로 신경영양인자 단백질(BNDF)의 발현이 증가해 기억력장애 현상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신경염증 감소 효과 포도
기억력 향상을 위해 포도를 먹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포도추출물인 레스베라트롤이 이 같은 기능을 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장기간 고지방식을 먹인 비만쥐를 통해 혈액, 간, 뇌에서 염증뿐만 아니라 해마에서 신경세포의 퇴행성 변화를 관찰, 기억력 손상 여부를 확인했다.
비만으로 인한 기억력 손상은 레스베라트롤에 의해 개선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레스베라트롤은 식물이 좋지 않은 환경에 직면했을 때 만들어내는 식물성 천연폴리페놀계 물질로 포도껍질, 포도씨, 땅콩에 들어 있다.
연구진은 고지방식과 함께 레스베라트롤을 섭취한 쥐는 기억력 감퇴가 회복됨을 관찰했다. 즉, 레스베라트롤이 비만에 의한 당뇨로 발생된 만성염증과 신경염증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기억력 손상도 개선한다는 것이다.
뇌세포 증진, 칼로리 제한
음식 자체는 아니지만 음식을 적게 먹는 습관이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음식을 적게 먹는 것이 노인들의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알츠하이머 및 치매 증상을 예방 또는 지연시키는 데 유용할 수 있다.
독일 뮌헨대 연구팀은 평균 60세 연령의 50여 명을 세 팀으로 나뉘어 실험을 실시했다.
한 팀은 하루 칼로리 섭취량을 30% 줄였고 두 번째 팀은 섭취량을 제한하지 않았으며, 세 번째 그룹은 불포화 지방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올리브 오일이나 생선류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도록 했다.
실험 석 달 후 이들에게 기억력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칼로리 섭취량을 줄인 그룹이 이전보다 10~20%의 기억력 개선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진은 동물연구에서 밝혀진 것처럼 인슐린 레벨이 줄어들면서 뇌세포가 증진돼 기억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짐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