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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인간의 삶과 선택을 탐구하는 인문학적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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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모암문고(The Moam Collection)가 ‘인정향투 4’를 펴냈다.

 

‘인정향투’ 연작의 네 번째 권인 이번 책은 개인 컬렉션 ‘모암문고’의 소장 작품들을 중심으로 우리 전통 지성사의 흐름과 문인들의 학문적 교유, 그리고 작품 속에 담긴 사유와 철학을 조명한다.

이번 권에서는 담원 정인보의 ‘서봉모운이강호십곡병’, 추사 김정희의 ‘반야심경연구원고’, 영재 이건창의 ‘송동곡자전별사’를 중심으로 작품의 내용과 구조, 시대적 배경,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상세히 분석한다. 단순한 작품 해설에 머물지 않고, 작품을 남긴 인물들의 삶과 인간관계, 정신적 고민까지 함께 탐구하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서봉모운이강호십곡병’ 편에서는 담원 정인보의 집안 족보를 자세히 살펴야 하는 필요를 강조하는 것을 시작으로, 1943년 일제강점기 말 담원 정인보가 논산의 이강호를 찾아와 며칠간 함께 머물며 학문과 예술을 논했던 기록을 중심으로 당시 문인들의 교유 문화를 복원해 낸다. 저자는 작품 속 시구와 기록을 바탕으로 “암울했던 시기, 이러한 때에 이뤄졌던 당대 문인들의 아름다운 모임, 만남, 교유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병장 속 문구인 ‘自愧鹵莽者 어리석음 스스로 부끄러운데 / 江湖不捐擲 강호는 나를 저버리지 않았다네’라는 구절은 혼란한 시대 속에서도 이어졌던 우정과 존중의 의미를 오늘날의 독자에게 다시 환기시킨다.

추사 김정희의 ‘반야심경연구원고’에서는 ‘공(空)’ 사상에 대한 깊은 탐구가 이어진다. 저자는 ‘우리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들은 생겨났다(물질적 세계) 사라진다(공 세계)’는 반야심경의 핵심을 짚으며, 인간 존재와 죽음, 상실에 대한 사유를 풀어낸다. 또한 강화학파의 태두 이건창의 ‘송동곡자전별사’를 통해서는 벗을 향한 마음과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정신을 조명하며, 인간이 지켜야 할 태도와 품격을 이야기한다.

책은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도 함께 언급한다. 저자는 차가운 기술 중심 시대일수록 인간다운 흔적과 관계, 그리고 스스로를 성찰하는 태도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정향투 4’는 과거의 서화와 문헌을 통해 현재를 돌아보게 하며, 인간과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깊이 있게 던지는 인문학적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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