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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새로운 부의 지형도 ‘혁신의 지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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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비즈니스북스가 미국과 중국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새로운 부의 지형도를 그려낸 FT/맥킨지 브래컨 바워 수상작 ‘혁신의 지리학’을 출간했다.

 

AI, 반도체, 전기차 등 쏟아지는 기술 뉴스에 매몰된 탓에 세계 경제의 진짜 ‘판’을 읽어내는 눈은 드물다. 어느 순간부터 실리콘밸리의 독주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지금, 낯선 도시에서는 이미 다음 세대의 부를 지배할 유니콘들이 태동하고 있다. ‘혁신의 지리학’은 전 세계 혁신의 최전선에 선 8개국을 낱낱이 파헤치며, 단순히 기술 트렌드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의 명운과 비즈니스의 생존을 결정짓는 각국 고유의 ‘혁신 DNA’를 정교하게 추적해낸다.

세계경제포럼과 유엔에서 국가 경쟁력을 연구해 온 저자 메흐란 굴이 제프리 힌턴, 리 카이푸, 존 헤네시 같은 시대적 거물부터 현장의 투자자들까지 200여 명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 끝에 도달한 결론은 명확했다. 실리콘밸리는 건재하다. 그러나 동시에 다음 유니콘들이 이미 세계 각지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혁신이 결코 천재 한 명의 산물이 아니라 특정한 제도와 문화, 자본이 만나는 지점에서 탄생한다는 사실을 밝힌다. 엔비디아, 텐센트, 삼성, ARM 등 뉴스에서 파편으로 접하던 성공 서사들이 어떤 토양 위에서 가능했는지, 저자는 하나의 거대한 맥락으로 명쾌하게 꿰어낸다.

저자는 특히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한국을 ‘압도적 차이(Hyper Gap)’를 추구하는 독보적인 기술 선도국으로 명명한다. 단순히 앞서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가 감히 따라올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만드는 한국 특유의 전략이 어떻게 글로벌 표준이 됐는지 분석한다.

‘혁신의 지리학’은 혁신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그 전체 그림을 본 적 없는 이들을 위해 쓰였다. 기술 산업 종사자라면 자신이 속한 생태계를 바깥에서 조망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투자자라면 다음 기회가 어느 지역에서 올지 그 구조적 이유를 읽을 수 있다. 정책 입안자라면 싱가포르의 벤처펀드가 왜 성공했고, 독일의 미텔슈탄트가 왜 빅테크를 낳지 못했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단순히 세상이 어디로 가는지 궁금한 독자라면 뉴스에서 파편으로 접하던 엔비디아·텐센트·삼성·ARM의 성공 이유가 하나의 거대한 혁신의 지도 위에서 연결되는 순간을 경험할 것이다.

향후 10년, 부와 기술의 패권이 어디로 향할지 가늠하고 싶은 비즈니스 리더와 투자자에게 이 책은 가장 정교한 혁신의 지도가 돼줄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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