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 질문을 하게 된다. 내 직원들은 본래 열심히 일하고 싶은 사람들인가, 아니면 감시하지 않으면 게을러지는 사람들인가. 인사관리의 핵심 질문이다.
동양철학에서는 수천 년 전에 이 질문을 논쟁했었고 경영학에서는 수십 년 전에 이 질문을 연구해 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철학과 경영학을 관통해 온 핵심 주제다. 이 질문에 뇌 과학도 답을 내놓았다.
1960년 미국 MIT 대학의 더글러스 맥그리거(Douglas McGregor, 1906~1964)는 ‘기업의 인간적 측면(The Human Side of Enterprise)’에서 이 질문에 두 개의 답을 제시했다. X 이론과 Y 이론이다. X 이론은 인간을 본래 일하기 싫어하고 책임을 회피하며 통제받아야 하는 존재로 본다. 경영자는 엄격한 감독과 금전적 보상으로 직원을 움직여야 한다. Y 이론은 반대다. 인간에게 노동은 놀이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며, 자율과 창의적 환경이 주어지면 스스로 최선을 다한다. 맥그리거는 Y 이론이 인간의 실제 본성에 더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 대립은 동양에서 더 오래됐다. X 이론은 성악설, Y 이론은 성선설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기원전 4세기 중국 전국시대, 맹자(孟子, 기원전 372~289년)는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고 선언했다. 성선설(性善說)이다. 그 근거로 사단(四端)을 제시했다. 사단이란 선한 마음의 네 가지 실마리다.
첫째, 측은지심(惻隱之心)이다. 누군가가 곤경에 처하거나 불쌍해 보이면 도와주고 싶다. 연민을 느낀다. 맹자는 이것이 인(仁)의 시작이라 했다. 둘째, 수오지심(羞惡之心)이다.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창피해하며 타인의 악함도 미워하는 마음이다. 의(義)의 시작이다. 셋째, 사양지심(辭讓之心)이다. 겸손하고 양보할 줄 아는 마음이다. 예(禮)의 시작이다. 넷째, 시비지심(是非之心)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마음이다. 지(智)의 시작이다.
순자(荀子, 기원전 313~238년)는 맹자와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성악설(性惡說)이다. 인간의 본성은 악하고 선함은 교육과 제도를 통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예(禮)라는 규범으로 악한 본성을 교정해야 한다. 칠정, 즉 통제되지 않은 감정의 세계가 바로 순자가 경고한 인간의 날 본성이다.
칠정은 ‘예기(禮記)’에 처음 등장하는 개념으로, 인간의 일곱 가지 감정이다. 기쁨(喜), 분노(怒), 슬픔(哀), 두려움(懼), 사랑(愛), 미움(惡), 욕망(欲)이다. 이 감정들은 자극이 오면 생각이 개입할 틈이 없이 즉시 반응한다.
뇌과학적으로 사단은 대뇌피질(大腦皮質)의 작용에 해당한다. 대뇌피질은 판단, 추론, 도덕적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부위다. 현대 신경과학이 밝혀낸 사실이다.
뇌과학적으로 칠정은 대뇌변연계(limbic system)와 관련이 있다. 이성적 판단이 개입하기 전에 기쁨, 분노, 슬픔의 감정이 작동하게 만든다. 통제되지 않으면 성악설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사단이 이성이라면 칠정은 감정이다. 사단은 대뇌피질에서 담당하고 칠정은 대뇌변연계에서 담당한다.
X 이론과 Y 이론, 맹자와 순자, 모두 같은 질문을 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경영자의 답이 다른 조직 문화를 만들 수 있다. X 이론으로 설계된 조직은 감시와 통제가 중심이다. Y 이론으로 설계된 조직은 자율과 신뢰가 중심이다. 그러나 어느 쪽도 완전하지 않다. 인간은 대뇌피질과 대뇌변연계를 동시에 가진 존재다. 사단과 칠정이 공존한다.
인사관리에서 경영의 지혜는 이 두 본성을 모두 이해하는 데 있다. 현실의 변화에 맞는 목표설정에 직원 스스로 동참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도덕과 원칙을 높이 세우고, 임직원의 감정을 이해하면서 현실의 변화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해는 경영의 출발점이자 도달점이다.
글쓴이=송동진 이제너두(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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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너두(주) 대표이사
경영학 박사
서정대학교 겸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