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광주와 전남의 투표율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전남에서는 시·군 단체장 선거마다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전국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광주는 민주당의 독점과 무투표 당선, 정책 의제의 부재 등이 겹치면서 전국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남의 선거인 155만8206명 가운데 102만4147명이 투표에 참여해 최종 투표율은 65.7%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가장 높은 수치다. 4년 전 지방선거 때 투표율이 58.4%였던 것과 비교하면 7.3%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광주는 선거인 118만9519명 중 64만5848명이 투표해 최종 투표율이 54.3%로 나타났다. 전보다 16.6%포인트 올랐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그쳤다.
전국 평균 투표율은 61.0%였다. 전남은 이보다 4.7%포인트 높았고, 광주는 6.7%포인트 낮았다. 지역별로 보면 전남과 광주 전체에서 진도와 신안이 각각 80.7%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전남 지역 중에서는 목포가 56.9%로 가장 낮았고, 광주에서는 동구가 58.4%로 가장 높았다.
광산구는 52.8%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사전투표에서는 광주와 전남 모두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전남은 38.95%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광주 역시 27.83%로 전국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사전투표의 열기가 본투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지역 사회에서는 두 지역의 투표율 차이가 선거 경쟁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전남은 민주당, 조국혁신당, 무소속 후보들이 곳곳에서 맞붙었고, 22개 시·군 단체장 선거 가운데 10여 곳이 접전지로 분류될 만큼 긴장감이 높았다.
이런 치열한 대결 구도가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었다는 해석이다. 반면, 광주는 선거 초반부터 민주당 우위가 확실해지면서 선거운동에 긴장감이 떨어졌다. 실제로 5개 자치구 중 서구와 남구의 구청장은 경쟁자 없이 무투표로 당선됐고, 광역의원 5명도 별다른 경쟁 없이 당선됐다.
이런 약한 경쟁 구도는 자연스럽게 정책 대결의 부재로 이어졌고, 유권자들도 투표를 통해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전략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광주 유권자들은 전국 선거의 흐름을 이끄는 역할을 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총선이나 대선처럼 투표 의욕을 불러일으킬 뚜렷한 정치적 명분이 없었다.
민주당이 혁신이나 정책 대결에서 충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결국 낮은 투표율로 시민들의 경고를 받은 셈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광주의 낮은 투표율은 단순히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시민들의 냉정한 경고라고 봐야 한다"면서, "정책 경쟁이나 정치 혁신 없이 독점에만 기대는 선거로는 더 이상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