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7.10 (금)

  • 흐림동두천 26.7℃
  • 흐림강릉 29.3℃
  • 서울 27.3℃
  • 구름많음대전 32.3℃
  • 맑음대구 32.8℃
  • 구름많음울산 31.8℃
  • 맑음광주 31.0℃
  • 맑음부산 30.1℃
  • 맑음고창 31.1℃
  • 맑음제주 32.0℃
  • 흐림강화 26.0℃
  • 구름많음보은 30.2℃
  • 구름많음금산 32.0℃
  • 구름많음강진군 28.8℃
  • 구름많음경주시 33.6℃
  • 맑음거제 29.6℃
기상청 제공

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환율 1,500원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URL복사

최근 원·달러 환율이 1달러당 1,500원을 넘어 1,550원대까지 무서운 기세로 치솟았다. 외환시장 야간거래에서는 장중 1,560원을 돌파하며 금융위기 시절의 기록을 갈아치웠고, 인천공항 환전소 전광판에는 지난 8일 ‘1달러=1,619원’이라는 공포스러운 숫자가 찍히기도 했다. 이 같은 환율 상승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약 28년 만에 마주하는 가장 위태로운 수준이라는 점에서 국민적 우려가 극에 달하고 있다.

 

환율은 한 나라 화폐의 대외적 가치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달러 가치는 급등하고 원화 가치는 바닥으로 추락했다는 뜻이다. 이제 주말 가족 외식 가격이 뛰고, 출퇴근길 주유소의 기름값 앞자리가 바뀌었다는 실감한다. 당장 해외에 자녀를 유학 보낸 부모들은 ‘달러당 1,600원 송금’이라는 현실 앞에 한숨을 쉬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환율 상승은 우리가 먹고, 입고, 쓰는 수많은 제품의 원재료인 원유, 천연가스, 곡물이 모두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고환율은 곧 민생을 위협하는 거대한 쓰나미와 같다.

 

대한민국은 전형적인 무역 의존 국가다. 수출로 달러를 벌어 성장하고, 수입을 통해 에너지와 자원을 조달한다. 따라서 환율의 급등은 경제 전반의 실핏줄을 즉각적으로 압박한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 가격이 폭등하고 기업의 생산비용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한다.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장바구니 물가 폭등으로 이어진다. 대기업보다 기초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밀려드는 원자재 대금 고지서 앞에 도산 위기를 처절하게 느끼고 있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생활비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는 이유다.

 

물론 과거에는 환율 상승이 호재로 작용하기도 했다. 수출기업들이 같은 달러를 벌어도 원화로 환산한 이익이 늘어나 정부가 수출 중심 성장 전략을 펼치던 시절에는 고환율을 은근히 즐기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글로벌 경제 생태계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 중동 전쟁의 장기화와 미국의 관세 폭탄 우려로 세계 경기 자체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환율이 오른다고 해서 수출이 획기적으로 늘지 않는다. 오히려 비싸진 원자재 수입 비용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외화 부채 금융비용의 고통이 수출 보너스보다 훨씬 더 크게 기업의 목을 조르고 있다.

 

특히 최근 시장을 지배하는 진짜 공포는 환율의 ‘높이’보다 ‘변동성’이다. 올해 들어 환율은 하루에도 수십 원씩 롤러코스터를 타며 시장 참여자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다. 내일의 환율을 예측할 수 없으니 기업들은 수출입 계약서 도장을 찍지 못하고, 대규모 투자 계획은 전면 보류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경제는 예측 가능성이라는 단단한 땅 위에서 움직이는데, 환율이 이토록 거칠게 흔들리니 금융시장과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완전히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당국의 구두 개입마저 시장에서 조롱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다.

 

지금의 환율 급등은 미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라는 거시적 배경 뒤에, 지정학적 리스크와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얽힌 복합 고차방정식이다. 달러는 세계가 불안할 때 가장 먼저 찾는 대피소이기에 강세를 띤다지만, 유독 원화의 낙폭이 두드러진다는 점은 뼈아프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글로벌 자금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여야 정치권은 민생을 구제할 외환·물가 대책에는 눈을 감은 채, 진흙탕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고 개탄스러운 노릇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우리 경제는 수많은 외풍을 맞으며 성장했다. 1997년의 외환위기도,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도 결국은 이겨냈다. 그러나 우리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근거 없는 ‘막연한 낙관’이나 공포에 질린 ‘무조건적 비관’이 아니라, 현실을 송곳처럼 직시하는 냉철함이었다. 지금의 환율 급등을 일시적인 대외 소음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우리 경제 구조의 체질 개선을 요구하는 외환시장의 엄중한 경고음으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환율은 시장이 국가 경제에 내리는 냉혹한 평가서다. 숫자가 1,500원을 넘어섰다는 현상보다 중요한 것은 그 숫자가 경고하는 이면의 위기를 간파하는 일이다. 위기는 언제나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재앙이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대비하는 사회에게는 체질을 바꿀 기회가 된다. 정부는 어설픈 개입 대신 실효성 있는 외환 방어벽을 짜야 하고, 기업은 리스크 관리를 체계화해야 하며, 가계는 재정 건전성을 단단히 다져야 한다. 오늘의 환율은 우리에게 경제의 기초 체력을 전면 재점검하라고 엄중히 다그치고 있다. 이 경고를 외면하고 공멸할 것인지, 도약의 계기로 삼을 것인지는 결국 우리의 결단에 달려 있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배재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제4회 오티즘엑스포’ 성황리 개막... 자폐성장애·발달지연 정보 한 자리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자폐성 장애와 발달지연 당사자, 그리고 가족들에게 생애주기별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발달장애 전문 박람회 ‘제4회 오티즘엑스포’가 1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 1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복지, 의료, 교육, 치료 등 발달장애와 관련된 국내외 120여 개 기관과 기업이 참여해 최신 트렌드와 서비스를 한자리에서 선보였다. 특히 올해는 AI 기반 보조공학 기기와 최신 지원 기술 등, 현장의 변화를 반영한 전시가 눈길을 끌었다.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계·업계·단체 관련자들이 모여 네트워킹을 쌓고 실제로 발달장애 당사자 가정의 욕구를 확인하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행사를 주최한 김정웅 조직위원장(서플러스글로벌 대표이사 겸 함께웃는재단 이사장)은 “오티즘엑스포는 단순히 관련 상품을 나열하는 전시회가 아니라, 자폐와 발달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당사자와 가족들이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미래 설계를 할 수 있도록 통합 로드맵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행사 취지를 전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우리 사회 모두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어

정치

더보기
여야, 검사 수사권 전면 폐지 정면충돌...“검찰개혁 완성”vs“장윤기 사건 방치법”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사 수사권 전면 폐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 여야는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 완성임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장윤기 사건 방치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의 완성은 국민을 위한 형사 사법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수사권과 기소권 독점은 지난 80년 동안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도록 만든 제도적 기반이었다”며 “기소하기 위해 무리하게 수사하고 무리한 수사를 합리화하기 위해 기소하는 악순환은 정치 검찰을 키워내는 요람이 됐다”고 말했다.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라는 대원칙 아래 충분한 당내 논의와 사회적 숙의를 거쳐 검찰개혁을 추진해 왔다”며 “어제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그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다. 보완수사권의 완전한 폐지와 함께 수사 기관 간 역할 분담과 전문성 강화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 사항을 인지하고 있으며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두터운 보완 방안을 마련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조정식 국회의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폭염 취약 현장 노동자 생명·안전 대책 마련해 달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조정식 국회의장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폭염에 취약한 현장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10일 국회 의장 집무실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접견해 “장마 이후 본격적인 폭염이 예상되는 만큼, 건설·제조업 등 취약 현장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국회도 노동의 가치를 실현하고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입법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조정식 의장은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대전환은 ‘노동의 미래’에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며 "AI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양극화와 노동 소외를 극복하고 사회 전체가 고루 혜택을 누리는 ‘AI 기본사회’로 나아가는 데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술의 진보가 인간을 소외시켜서는 안 되며 전환 과정에서 양극화가 심화되지 않고 성장의 성과가 골고루 나뉠 수 있어야 한다”며 “죽거나 다치지 않고 정당하게 일하고 일한 대가를 떼이지 않는 일터의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관련 법안들을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